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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환 삼정건설 대표

“음식점, 베이커리, 갤러리, 펍, 칵테일 바, 놀이시설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공간입니다.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라는 뜻을 담아 ‘Q라운지’라고 지었습니다. 영어 Question(질문)의 첫 글자이지요.”

지난달 20일 낮 12시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삼정타워 8층에서 만난 삼정건설 이기환(42) 대표는 “이 건물의 얼굴”이라며 Q라운지를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Q라운지는 800평에 달하는 삼정타워 8층 전체를 경계 없이 터서 꾸몄다. 실내의 답답함을 덜기 위해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자연 풍경 영상을 계속 보여 줬다. 몇 년 새 완전히 탈바꿈한 이 건물을 대표하는 공간이 바로 Q라운지다.

쇼핑·체험공간 삼정타워 인기몰이
e-스포츠 스타디움 등 개관 앞둬
"다른 곳엔 없는 브랜드 속속 입주"

삼정타워는 원래 피에스타였다. 2002년 부산 최대 쇼핑몰을 목표로 추진됐다가 시행사가 부도를 맞았다. 2006년 개장을 했지만 피분양자와 시공사 간 다툼으로 10년 넘게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7년 11월 삼정건설이 인수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것이 삼정타워다. 이 대표는 “제의가 들어온 지 이틀 만에 인수를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올해로 창사 38주년을 맞는 부산의 향토 건설사가 왜 유통업에 뛰어들었을까.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공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유통업에 주목했습니다. 유통업은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잖아요.” 그는 건설업의 변화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정부 정책의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더 그렇다. “건설업은 땅 매입, 인허가, 시공, 입주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분양만 하면 대개 손을 털잖아요. 하지만 유통업은 식물을 가꾸듯이 계속 고민할 것이 많더라고요. 노력한 만큼 좋은 반응도 오고요.” Q라운지 구석에는 ‘비계’를 활용한 휴식 공간이 있다. 비계는 건물을 지을 때 인부들이 디딜 발판을 놓기 위해 설치하는 봉이다. 건설업과 유통업의 컬래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삼정타워는 철저히 온라인과 차별화한다. “리테일(소매)은 10~20%선에서 유지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개미지옥’처럼 재미 있는 게 너무 많아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들려고요. 2탄, 3탄도 기획 중입니다.” 입주업체가 100곳인데 입주 원칙이 ‘온리 원(Only One)’이다. 쉐이크쉑버거, 일명 쉑쉑버거가 지난해 7월 부산에서 처음 입점했다. 리클라이너 CGV, 런닝맨 테마파크 등 다양하고 참신한 시설들이 들어왔다. 조만간 e-스포츠 스타디움도 문을 연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10년간 임차해서 짓는 것이다.

이 대표의 아버지는 삼정건설 이근철(75) 회장이다. “초등학생 때 주말만 되면 새벽에 아버지를 따라 미남교차로 근처에 짓던 동백장여관에 갔던 게 눈에 선합니다. 아버지는 앞으로 이 일을 제가 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려고 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 2009년 현대건설에 공채로 입사해 4년 남짓 근무했던 이 대표는 2012년 삼정건설에 입사했다. “어렸을 때 현장에서 화를 내시던 아버지가 이해가 잘 안 되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니 그 게 주인의식이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를 따라 건설 현장을 도는 것을 무척 싫어했던 초등학생은 30년이 흐른 요즘 아들(6)을 데리고 삼정타워 키즈카페에서 논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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