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선박 못 구한 中企에 HMM, 임시선박 투입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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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밤, HMM프레스티지호가 부산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HMM인테그랄호와 이 배는 직항으로 오는 11일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HMM 제공 지난달 31일 밤, HMM프레스티지호가 부산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HMM인테그랄호와 이 배는 직항으로 오는 11일 LA에 도착할 예정이다. HMM 제공

국내 대표적 원양 선사인 HMM이 코로나19 이후 미국행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수출기업을 위해 세 번째 임시 선박을 투입했다.

HMM은 지난달 31일 부산항에서 미국 LA로 가는 임시 컨테이너선 HMM프레스티지호(5000TEU급)와 HMM인테그랄호(4600TEU급)가 출항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배 2척에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제품을 실은 20피트 컨테이너 7980개(TEU)가 실렸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 배치

내년 2월까지 매달 1척 계획


국내 수출기업들은 대·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미국 내 소비재 재고 감소에 따른 수입 증가, 블랙프라이데이 등 계절적 수요 증가로 수출계약 물량이 늘고 있다. 하지만 수출품을 싣고 갈 컨테이너선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선사들이 수익성 높은 중국~미국 노선에 선박을 집중 배치한 영향이 크다.

이런 상황에 해양수산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한국선주협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달 29일 선사와 수출 중소기업 간 상생 협약을 맺었고, 지난 8·9월 한 척씩 미국 노선에 임시 선박을 투입한 HMM은 업계 수요에 맞춰 이번엔 2척을 투입했다. 이번 수송 물량의 60%가량은 중견·중소기업 제품이어서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이들 기업의 숨통을 다소 틔워줄 전망이다. 특히 미국 내 수요가 급증해 수출 계약을 맺고도 배를 구하지 못해 한 달 넘게 지체된 방호복과 보호 장구, 손 세정제 원료 등 방역 물품이 400TEU 넘는 비중을 차지했고, 교민 수요가 많은 고추장 된장 라면 등 우리 식품이 평소의 3배 이상인 300TEU를 차지했다.

한 자동차 부품 기업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납품하는 부품 1200TEU를 11월 내 인도하지 못하면 제조 라인이 멈출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기한 내 납품이 가능하게 됐다.

HMM 관계자는 “부산항에서 중국을 들러 미국으로 가면 운임을 거의 배로 받을 수 있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긴급한 사정을 감안해 부산~LA 직항으로 편성했다”며 “국민 세금으로 회생한 HMM이 국적선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선·화주 상생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HMM은 선박 부족이 예상되는 내년 2월까지 매달 1척 이상의 임시선박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 수출 애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핫라인을 개설하고, 사내 헬프 데스크도 설치해 협력 체계를 운영 중이다.

배재훈 HMM 대표이사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부활한 HMM이 국가와 국민에게 보답하는 것은 당연하고, 국적선사가 왜 필요하고 왜 중요한지를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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