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경제성장률 ‘긍정’ 환경규제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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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바이든 승리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전제로 한 것보다는 대체적으로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지면 우리 수출과 성장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원화는 절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美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행
韓 수출 최대 2.2%P 상승 예측
달러 약세에 원화 절상 압력
미·중 갈등 기업 어려움 예상


■“韓성장률 0.4%P·수출 2.2%P↑”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무역 장벽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2조 2000억 달러의 경기 부양 패키지를 준비했고, 선거 중 바이든 캠프는 3조 달러가 넘는 부양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오르면 한국의 수출과 경제(GDP) 성장률에 각 2.1%P, 0.4%P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정을 전제로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금보다 연평균 0.6∼2.2%P, 경제성장률은 0.1∼0.4%P 높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바이든 행정부 수출 유망 분야로 친환경·재생에너지 부문을 꼽았다.



■“환율 1110원까지 내릴 수도”

바이든의 승리로 환율은 달러 약세에 따라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100원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블루웨이브(blue wave·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상황)’ 시나리오가 실패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재검표 소송을 걸거나 선거에 불복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환율 움직임은 제한될 수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은 1110원까지 내릴 수 있는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고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유지해 블루웨이브에 실패하면 1120원대까지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도 달러 약세, 원화 강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규제 부담 우려

한국 경제 관점에서 바이든 승리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환경’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통상 압력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바이든 후보가 글로벌 환경 규제 준수를 강조하는 입장인 만큼 산업 전반의 기후 변화 대응 수준이 미흡한 우리나라로서는 바이든 당선 이후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기후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에 ‘탄소조정세’와 수입쿼터 등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자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한국의 양대 수출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마찰 문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엔 적잖은 부담 요인이다.

송현수·이주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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