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송영길 "새 관문공항 건설, 더 힘을 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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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덕신공항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환영합니다. 그 과정과 교훈,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과제를 4개의 사자성어로 정리해 봅니다.


#만시지탄(晩時之歎)

저는 인천공항의 건설단계부터 세계일류 공항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지켜보았습니다. 인천시장으로서 관문공항의 효용과 중요성을 체험했습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김해신공항 확장안은 명실상부한 관문공항이 아닌 그저 동네공항일 뿐이었습니다. 안전성, 소음, 환경보호, 항공 수요뿐 아니라 물류 공항으로서의 확장 가능성, 동남권 산업재편을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로서의 필요성 등 새로운 관문공항을 건설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저는 동남권 관문공항은 인천공항과 상생관계일 뿐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민주정부의 철학에 부합하는 국책사업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당연한 결정이 내려지는 데 무려 17년이 걸렸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김해신공항으로는 ‘턱없다’는 상식적인 결정이 이토록 뒤틀린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밀양공항 끼워 넣기였습니다. 이 때문에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지역갈등으로 번져 지금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지요.

둘째는 총리실 검증위원회 운영에서 드러난 국토부 관료들의 행태입니다. 안전분과위원이 불참했음에도 다른 분과위원들의 투표로 전체 의견을 밀어붙였습니다.

대구·경북은 이미 연 300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5000만 명 이상의 동남권 관문공항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토부 일부 관료의 억지와 무리수는 오히려 김해공항 확장안의 문제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작비금시(昨非今是)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동남권 신공항은 가덕신공항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밀양공항이 끼어들었고 지난 정부가 대구·경북을 의식해서 애매하게 절충한 게 김해공항 확장안입니다. 그런데 11자 활주로도 아니고 V자 활주로입니다. 동시 이착륙이 안 돼서 가성비가 30%에 불과합니다. 소음 때문에 밤중에는 이착륙을 못 합니다. 동네공항이지 관문공항이 될 수가 없습니다. 고양이를 그려 놓고 호랑이라 우기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지난 대선 공약에 ‘24시간 운영 가능한 관문공항’이라고 했지요.

김해공항은 원래 군사공항이어서 3면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2002년에 중국민항기가 돗대산에 충돌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동남권 신공항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이게 다시 돌고 돌아 김해공항으로 간다는 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인 것입니다. 부울경 인구가 800만, 전남까지 하면 1000만 명의 배후 수요가 있습니다. 보통 공항 이용자 수를 배후수요의 10배 정도로 산정합니다. 부산이 동북아해양중심도시로 발전하게 되면 1000만 명 곱하기 10, 1억 명의 유효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작비금시(昨非今是·어제는 그르다고 생각했던 일이 오늘은 옳다고 생각하게 됨), 김해신공항 확장하면 된다는 주장은 틀렸고 새로운 동남권 관문공항을 만드는 게 맞습니다.


#기리단금(其利斷金)

국토균형발전은 헌법에 새겨진 가치입니다. 제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국토균형발전의 시금석이자 상징이며 촉매제라고 강조하는 것은 수도권 일극화로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도권은 동맥경화를 앓고 있고 지방은 소멸을 걱정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동남권 관문공항은 부울경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조업과 조선업의 경쟁력 강화, 첨단산업 유치 등으로 산업생태계가 변모하면 청년들이 부산을 떠날 이유가 없습니다.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그러나, 이제 시작입니다. 부울경의 재도약을 넘어 골고루 잘사는 우리나라를 위한 출발점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래서 기리단금(其利斷金), 두 마음이 하나 되면 무쇠조차 끊는다는 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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