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몸 싸움 도중 쓰러진 동생, 모텔에 방치해 숨져"… 유족 절규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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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유족이 경찰로 부터 받은 사실확인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A 씨 유족이 경찰로 부터 받은 사실확인원.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부산 부산진구의 한 길거리에서 몸싸움 도중 쓰러진 20대 남성이 인근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유족이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의 지인은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제 여자친구 친동생이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사연에 따르면 숨진 A(20대·남) 씨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11시 40분경 부산진구 부전동 한 술집 인근 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B(20대) 씨와 몸싸움 도중 쓰러졌다. 이날 A 씨는 B 씨 등 5명과 함께 술자리 도중 시비가 붙었고, B 씨가 A 씨의 멱살을 잡고 강하게 힘을 가해 밀어 넘어뜨렸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뒤로 넘어진 A 씨는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B 씨 일행은 A 씨를 아스팔트 바닥에 20여 분 방치하다 병원이 아닌 인근 모텔로 옮겼다. 이들은 40분 뒤 A 씨만 남겨둔 채 모텔방을 빠져나왔다.

A 씨는 사고 다음 날인 15일 오전 11시쯤 유족에 의해 모텔방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 일행은 A 씨 장례식장에 조문에 와서도 "폭력적인 상황은 전혀 없었다. 길을 걷다 술에 취해 A 씨 본인의 부주의로 넘어졌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유족 측은 현재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통해 B 씨가 A 씨를 밀어 넘어뜨리는 영상만을 확인한 상태다.

A 씨의 누나는 "사람이 의식을 잃었으면 119에 먼저 신고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 아닌가"라며 "심지어 2분 거리에 치안센터도 있었다. 어떻게 5명 중 단 한 명도 119에 신고를 안 했는지 생각만 해도 너무 소름이 끼친다"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난 12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 씨의 부검 결과를 공개했다.

A 씨의 누나는 "(동생은) 왼쪽 후두부 경막 외출혈, 오른쪽 전두엽 및 측두엽 하부 좌상, 왼쪽 후두골 골절 등의 외상성 뇌출혈이 정확한 사망 원인이라고 했다"며 "그런데도 '보완 수사'라는 명목으로 B 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고 억울해했다.

이어 "도대체 동생보다 체구가 작은 가해자가 얼마만큼 힘을 가해야 저 정도의 머리를 다칠 수 있을까?"라며 "상대를 폭행해 놓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으니 잠들었다고 생각한다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사고가 난 시간은 11시 40분, 현장에 나온 검안의의 사망 추정 시간은 새벽 2시라고 한다. 병원에만 갔으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호소했다.



A 씨 누나가 쓴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A 씨 누나가 쓴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 캡처

A 씨의 누나는 "하루아침에 동생을 잃었다. 장례식장에서 눈앞에 가해자들이 앉아 있었는데, 부검 전이라 사건의 내막을 알지 못해 가해자들의 말만 믿고 그냥 돌려보냈다"라며 "그 점이 동생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가슴 아파했다.

이에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전직 야구선수 폭행 사건'과 비슷한 일이다. 사람을 때리고 의식을 잃은 것을 봤으면 119에 연락하는 것이 기본인데, 거짓말하고 골든타임을 놓치다니", "정말 짐승들이다", "폭행 사실이 있던 없던 쓰러져 의식 없는 사람을 모델에 두고 간다는 것이 어이없다", "사람이 쓰러졌으면 구호 조치를 먼저 해야지. 모텔 방에 숨겨놓고 도주해버렸네. 꼭 죗값을 받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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