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눈 떠 보니 3주가 지나 있었다"… 에크모 환자 회복기 화제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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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에크모 치료를 받았다는 확진자의 회복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서는 '코로나 걸려 죽다 살아난 사람의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글쓴이가 공유한 글에는 에크모(ECMO, 체외막소화장치) 장치를 통해 코로나19 치료를 받았다가 극적으로 회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에크모는 혈액을 체외로 빼내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체내로 주입하는 장치이다.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이 어려운 환자의 폐 기능을 대체하는 장치로, 중증 환자 치료기로 알려져 있다.

사연을 쓴 A 씨는 "처음에는 소화불량 증상이 있어 병원에 갔다가 열이 내리지 않아 보건소로 가서 검사를 받고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며 "결국 열이 떨어지지 않아 구급차에 내린 뒤 무슨 마스크 씌우는 것까지만 기억이 나고 눈을 떠보니 중환자실에서 3주가 지나있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처음에 눈을 떴을 때 하루 이틀 정도 지난줄 알았는데, 계절이 바뀌어 있었다"며 "처음엔 팔다리가 묶여있어서 움직이지 못하다가 눈뜨고 일주일쯤 지나고 풀어주셔서 몸을 살펴보니 허벅지 양쪽에 뭐로 짼 거 같은 상처 4개가 있었다. 에크모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계도 없는 하얀 벽에 기계음만 들리는데 차라리 기절해 있는 것이 나을 정도로 시간이 안가 정신병 걸릴 것 같았다"라며 치료 당시의 힘들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중증환자 치료장비 '에크모' 국산제품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중증환자 치료장비 '에크모' 국산제품 개발.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어 그는 "눈 뜨고 2주쯤 되었나? 폐에서 코로나 균이 사라졌다며 중증치료실로 옮기는데 거긴 사람이 좀 있어서 덜 지루했다"며 "움직일 수 없는 건 그대로였지만 그래도 사람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게 정말로 정신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일주일쯤 지나 드디어 산소마스크를 때고 일반실로 내려오고 재활하는데 인생 처음으로 보행기를 써봤다. 아기들이 쓰던 모양에 크기만 키운 느낌이었다"며 "그대로 회복이 빨라 첫날은 50m도 못 걸었는데 1주일쯤 지나니 계단도 1층 정도는 오르내릴 수 있게 됐다"라며 더디지만 조금씩 상황이 호전됐고 결국 퇴원할 수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무엇보다 코로나19 치료를 하며 알게된 사실 2가지를 언급했다.

먼저 퇴원 당시 6000만 원 가량 되는 병원비가 실제적으로는 감액받아 30만 원 정도였다는 것과 병원 입원 당시 입었던 옷은 퇴원하면서 모두 다 태웠졌다는 것이다.

A 씨는 "퇴원하고 제일 좋았던 것은 샤워를 하루 종일 할 수 있었던 것이랑 정말 맛없는 병원밥에서 해방된 것"이라며 "걸렸던 사람이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너무 겁먹지 말라. 한국의 병원은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병실 여유가 있고 의료인들이 여유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처럼 하루에 몇백명씩 생기다보면 유럽이나 미국처럼 될 수 있다", "의식없이 3주 지났다. 넘 무섭다", "에크모 쓰고 살아나는 사람도 있다. 하늘이 도왔다. 한국 의료술이 세계 최고가 맞네", "어휴 살벌하다", "의료진들 힘내시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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