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아예 사람이 안와요”…백년가게 뽑힌 곳도 경영위기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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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의원(왼쪽)이 충남 아산시서점협동조합 조합원들과 서점 경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훈식 의원(왼쪽)이 충남 아산시서점협동조합 조합원들과 서점 경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점에 아예 사람이 안 와요.”

“개별 서점으로는 (온라인·대형서점과) 아예 경쟁이 안 돼요, 조합을 만들어 문화 공간이 있는 대형 서점을 만드는 방법도 고민중이에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4일 지방 서점을 찾아 현안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충남 아산에 있는 ‘문화서점’을 방문했다. 올해 6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 중 한 곳이다. 백년가게란 30년 이상 경영한 점포 중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선정하는 상점을 말한다.

하지만 정부 인증이 무색하게 지방 서점의 현실은 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신영규 대표는 “코로나19로 온라인에 거의 모든 매출을 빼았겼다”며 “그나마 도서정가제마저 없었으면 완전히 무너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규 유림서점 대표는 “예전에 학교에서 시험을 많이 볼 때는 학습지와 참고서를 사면서 다른 책도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학습지와 참고서 매출이 30~40%감소하면서 다른 책 매출까지 동반 하락했다”고 토로했다.

소상인들은 조합을 만들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었다. 김재명 형제서점 대표는 “작가를 초청해 행사를 한다든지, 유치원이나 요양원과 협업해 ‘책 읽어주는 서점’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작은 서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구미에 삼일문고라는 서점은 사람이 떠나는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종이학 접기’ 행사를 만드는 등 경쟁력을 키워 살아남은 케이스”라며 “참고서 의존을 극복하고 삼일문고 같은 사례를 만들어 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규제가 소상인들에게 더 큰 장애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화서점 신 대표는 “보건법상 카페와 서점을 같이 운영하려면 칸막이나 공간 분리를 해야 한다는데, 서점들이 워낙 작다보니 칸막이를 설치할 공간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산시 서점 협동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아산서점의 조제범 대표는 “지역에 있는 도서관이나 교육청에서 입찰을 할 때, 지역 서점에 가점을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훈식 의원은 “지금까지 도심지역 소공인, 중소기업, 젊은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쭉 듣고 있는데, 지방에서의 소상인 문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고민으로 다가온다”며 “서점과 출판업계와 관련해 실제 소상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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