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과 영상의 예술적인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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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배, 이창헌의 ‘물건의 안쪽’. 신은주 무용단 제공

춤과 영상의 긴밀한 만남. 다분히 실험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춤과 영상의 만남’이란 말로 이 무대를 규정 짓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지역 유일의 춤 전용극장이자 예술가들이 머물며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레지던시 공간을 보유한 ‘부산춤공간SHIN’이 올해를 마무리하며 선보이는 공연 ‘미디어X무브먼트 프로젝트’ 얘기다.

부산춤공간SHIN ‘미디어×무브먼트’
지역 안무가 3인·영상 전문가 3인 협업

오는 12일 부산춤공간SHIN(이하 SHIN)에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신은주무용단이 주최·주관하고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레지던시 특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SHIN은 올 9월부터 3개월간 지역의 안무가와 영상 전문가에게 공간을 내주고 맘껏 작업하도록 도왔다. 이에 레지던시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장르 아티스트 간 소통이 이루어졌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신은주무용단의 신은주 예술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고립과 거리두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예술적으로 접촉(혹은 연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지역 예술인들에게 활동의 확장성과 그 가능성을 얘기한다. 특히 미디어(영상)와 움직임(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장르 간 협업과 유기적 연결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이번 공연에는 지역 안무가 3인(손영일, 조현배, 현선화)과 영상 전문가 3인(심세부·Sebastien Simon, 이창헌, 황성윤)이 세 팀으로 나눠 춤과 영상을 접목해 협업한 세 작품을 선보인다. 조현배, 이창헌의 ‘물건의 안쪽’은 1인 무로 무대 위 이미지와 미디어 화면 속 이미지를 빗대어 현실의 나와 내면 속의 나 사이에 생기는 자아의 괴리감을 표현한다. 현선화, 심세부의 ‘관객은 절대 공연하지 않는다’ 역시 1인 무지만, 모바일 앱 ‘줌’을 활용한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일반적인 무대의 분리와 수동적인 관찰자로서 존재하는 관객이라는 고정적인 틀을 깨는 실험적인 작품이다. 손영일, 황성윤의 ‘No Comment’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술가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진 현실을 모티브로 삼았다. 모든 것을 움직임으로 표현, 말이 필요 없음을 역설한다.

신은주무용단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SHIN을 운영해 왔다. 그중 공간을 활용한 레지던시 사업을 오랜 기간 운영해 전 세계 여러 예술가와 지역예술인들의 교두보였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잠시 문을 닫는다. 향후 수영구로 이전해 당분간 창작스튜디오와 사무실만 운영할 예정이다. 3년 후 새로운 춤 전용 극장으로 관객과 만날 계획이다. 안녕 SHIN! ▶미디어X무브먼트 프로젝트=12일 오후 5시 부산춤공간SHIN. 2만 원. 선착순 예매(40인 관객 제한). 010-6775-8867. 정달식 선임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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