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은 안 져” 따뜻한 겨울나기 앞장서는 롯데 선수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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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지난 9일 소아암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위한 가발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1년간 길렀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원 안 사진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역투하는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제공·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지난 9일 소아암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위한 가발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1년간 길렀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다. 원 안 사진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역투하는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제공·연합뉴스

올 시즌을 7위로 마무리해 아쉬움을 남겼던 롯데 자이언츠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선행은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롯데 자이언츠에 따르면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투병 중인 소아암 어린이들이 사용할 가발 제작을 돕기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롯데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1년 간 장발을 고수하던 김원중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모습을 공개했다.


‘장발’ 김원중 머리카락 잘라

소아암 어린이 가발 제작 기부

“김광현 선행 영향 받아 결심”

민병헌·안치홍 기부 행렬 가세

소외계층 의료비 등 지원 ‘훈훈’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위 오른쪽)과 안치홍(아래 가운데)이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수술비를 기탁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위 오른쪽)과 안치홍(아래 가운데)이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해 수술비를 기탁하는 모습. 롯데 자이언츠 제공

특히 김원중은 올 시즌 시작 전부터 기부를 염두에 두고 머리카락을 길게 길렀다고 밝혀 감동을 더하고 있다. 김원중은 2012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짧은 머리스타일을 고수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김원중의 헤어스타일은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즌 개막 때가 다가올 즈음엔 머리카락이 어깨까지 닿아 ‘삼손’이라는 별명이 붙기 시작했다.

당초 헤어스타일 변화에 대한 본인의 특별한 설명이 없어 구단 안팎에서는 올 시즌부터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김원중의 ‘분위기 변신용’ 정도로만 해석됐다.

하지만 김원중은 SK 와이번스에서 뛰다가 MLB로 진출한 투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동일한 선행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원중은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의미를 둔 것은 아니지만 2018년 김광현 선배의 사례를 듣고 결심하게 됐다”면서 “가발을 만들기 위해 펌과 염색 등을 일절 하지 않고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좋아요’가 7000개를 넘어서는 등 김원중을 응원하는 팬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 시즌 합류하는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가 ‘박수’ 모양 이모티콘으로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롯데의 다른 선수들도 소외계층 의료비 지원 등 훈훈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외야수 민병헌은 부산 서면에 자리한 김병준 레다스 흉부외과의원을 통해 지역 내 독거노인과 저소득계층 등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4400만 원 상당의 하지정맥류 수술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2루수 안치홍도 부산 동래로덴치과병원과 함께 지역 내 저소득계층, 독거노인 등 지역 소외계층에 4400만 원 상당의 무료 임플란트 수술 및 의료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안치홍은 이와 별개로 동래로덴병원과 함께 500만 원의 장학금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이 장학금은 부산지역 유소년 야구 선수를 위해 사용된다.

롯데 구단 최고의 ‘기부천사’로 꼽히던 내야수 신본기도 이적 직전까지 꾸준한 선행을 펼쳤다. 최근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내야수 신본기는 2012년 롯데 입단 이후부터 꾸준한 기부와 봉사활동으로 구단 내 사회공헌 확산을 이끌었다. 신본기는 아동 보육시설인 ‘마리아꿈터’에서 매달 봉사활동을 하고, 모교인 동아대와 부산 사하구 감천초등학교 후배들을 지원해 2017년 ‘사랑의 골든글러브상’를 받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김원중의 나눔 활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모범 사례”라며 “새로 입단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나눔 활동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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