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온라인 교육환경에서 멈춰버린 청소년 창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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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용 동의과학대 창업지원센터장

오늘날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의 문제점은 모두가 대학 입시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무작정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사회의 강압에 등 떠밀려 무한 입시 경쟁에 출전한 청소년들은 ‘다름’이 아닌 ‘틀림’을 배워나간다. 개개인에게 잠재된 개성이나 창의성을 발현하고 개발하기보다는, 주류에서 벗어난 의견을 배척하고 오로지 하나의 정답만을 쫓는 천편일률의 레이스가 그들 앞에 놓인다.

더욱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현재에는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창의교육의 입지가 더욱더 좁아졌다.

최근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가 펴낸 ‘존 리의 부자되는 습관’이 경영계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수익률 바닥을 찍던 메리츠자산운용을 대표 부임 몇 년 만에 업계 1위로 끌어올린 한국투자업계의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여기서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는 금융투자 전략 외에도 한국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고히 제시하고 있다. 특히,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을 졸업해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을 추구하는 현 세태를 꼬집으며, 부모들이 청소년 시절에 투입하는 사교육비를 모아 자녀가 성인이 되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와 로봇 등의 신기술이 기존 일자리를 축소하고, 고용의 지속성 역시 짧아지고 있다. 창의적인 청년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여 창업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다.

창업의 첫 삽을 뜨기 위해서는 자본금 이상으로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필수다. 이는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는 영감과는 다르다. 직접 겪은 경험과 배움의 토대에서 잉태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경험은 새로운 기술이나 도구, 아이디어 즉, 창조의 밑거름이 된다. 최근 비교과과정 등 경험적인 교육활동 기회가 큰 폭으로 줄어든 교육환경 변화가 우려스러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비록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국가와 지역교육 기관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 능력, 동료 간 협업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미래 세대가 갖춰야 할 필수 역량과 직결되는 다양한 대면 창의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연구소 및 대학 인력과 기자재 공동 활용 등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창의적인 생각을 구현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을 위한 교육자의 자발적인 재능기부는 언제나 환영받을 일이다. 필자 역시 수년 전부터 한국대학발명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하는데 힘을 보태오고 있다. 최근 주최한 2020 제19회 대한민국 청소년 발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는 총 2031건의 발명 아이디어 및 작품들이 접수됐다. 겉으로 보이는 것만 해도 이러한데,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청소년들의 가능성은 얼마나 더 무궁무진할 것인지 기대되는 지점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오랜 시간 청소년들의 눈부신 잠재력이 만개하는 것을 목도해 온 필자로서는 앞으로 다가올 밝은 미래를 한껏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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