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성공 에어부산, ‘운영자금 위기’ 한숨 돌렸다 (종합)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에어부산 유상증자 일반공모 청약에 2조 1000억 원이 몰렸다.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이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코로나19 위기’를 버텨나갈 운전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6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2조 10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는데, 올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는 최대 자금 규모다.

에어부산 유상증자 흥행 성공은 회사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다.

일반공모 청약서 2조 넘게 몰려
올해 저비용항공사 중 최고 금액
유상증자로 총 835억 원 확보
항공기 리스료·유류비 등에 투입

■유상증자 일반공모 흥행 성공

에어부산은 지난 10~11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공모 청약에서 627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약 2조 10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올해 유상증자를 실시한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 규모다. 이번 일반공모 청약은 7일과 8일 진행된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 후 발생한 실권주 120만 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앞서 에어부산은 구주주 상대 유상증자 청약에서 96%의 참여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로 835억 5000만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측은 이번 유상증자 흥행에 대해 에어부산에 대한 지역민들의 성원과 위기 극복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에어부산의 저력을 믿고 유상증자에 힘을 보태어 준 지역민들과 지역 상공계, 그리고 모든 투자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코로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 주주분들에게 더 좋은 기업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이번 유상증자 성공으로 확보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 운영자금에 투입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방침이다.



■LCC, 유상증자와 정책자금으로 숨통

정부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에 따라 ‘생존 명단’에 오른 에어부산은 유상증자에도 성공했다.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LCC에 대해 자본시장에서도 ‘투자’가 어이지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마찬가지로 LCC도 정부의 ‘선택’에 따라 시장이 재편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정부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에 따라 ‘초대형 국적 항공사’가 되는 대한항공 계열로 편입된다. 대한항공 계열의 LCC 3사(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는 통합돼 국내 1위 LCC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한 항공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점유율 1위 LCC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에어부산의 생존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정부의 생존 LCC 명단에는 제주항공도 이름을 올렸다. 8월 유상증자에 성공했던 제주항공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321억 원도 지원받게 됐다. 이에 따라 LCC 업계는 대한항공 계열 통합 3사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생 LCC들은 퇴출 위험이 높아졌다.

정부가 던진 ‘구명줄’을 잡은 LCC들이 생존에 성공했지만 ‘정상화’의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내년 국제선 여객 수요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고 노선 등 사업계획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 올해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은 전년 대비 30% 수준이었다.

특히 LCC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제선이 사실상 ‘올스톱’ 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 LCC들의 자금난은 다시 심화될 수밖에 없다. 에어부산의 경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만든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이 자금은 내년 4월이면 바닥난다.

김종우·이현정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