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꿈꾸는 예술터’ 끝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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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 북구청이 추진하던 청소년 전용 예술교육공간 ‘꿈꾸는 예술터(부산일보 12월 4일 자 8면 보도)’가 구의회의 반대로 최종 무산됐다. 구의회는 ‘과도한 예산과 주민이 원하는 사업이 아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지역문화계에선 ‘국·시비까지 확보한 공모 사업을 무리하게 무산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회 무기명 투표로 예산 삭감
확보 국·시비 전액 반환 불가피
구청 “문화 인식 부족” 강력 반발

부산 북구의회는 11일 열린 북구의회 본회의에서 문화예술교육전용시설 ‘꿈꾸는 예술터(이하 꿈터)’ 조성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꿈터는 아동·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공간 조성 사업이다. 국비 10억 원과 시비 16억 원, 구비 5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북구의회는 앞서 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꿈터 구비 예산 삭감을 논의했다. 11일 열릴 본회의에서 결과가 뒤집힐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결국 최종 무산된 것이다. 북구청은 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이미 확보한 국비와 시비를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북구의회는 구 재정 부담 확대와 지역 주민 의견 수렴을 문제 삼았다. 김명석 북구의회 의장은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인 북구의 현실을 고려할 때 구비 51억 원은 구 재정에 악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고, 매년 운영비가 4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므로 앞으로 재정 압박이 가중될 것이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꿈터 사업에 대해 주민의견 수렴이 없었고, 사업 부지 인근 주민은 생활밀착형 문화체육시설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구청은 강하게 반발했다. 구비 부담은 특별교부금 등을 통해 최소화할 예정이었고, 주민의견 수렴 역시 사업 확정 이후에 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정명희 북구청장은 “북구청 설립 이후 국·시비 받은 사업을 의회 반대로 무산되는 것은 처음이다”며 “꿈터가 들어설 것을 대비해 200억 원 규모 문화재생사업도 공모를 준비 중이었는데 막막하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정 구청장은 “주민 대표인 구의원들이 무기명 투표로 예산 삭감을 결정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지역문화계도 반발했다. 북구 기초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김평수 센터장은 “이런 좋은 기회를 스스로 발로 차버린 구의회는 문화 교육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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