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부산시장 보선 불 지필 현역 총동원령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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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우상호 의원이 13일 당내 주자 중 첫 출사표를 던지면서 여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그동안 당 소속 전직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열리는 보선이라는 점에서 ‘자숙’ 모드를 보여 왔지만, 연말 정국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곧 보선 국면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우 의원이 선제적으로 치고 나온 셈이다. 우 의원에 이어 당내 소장파 대표 격인 박주민 의원이 출마 의사를 굳혔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내년 초 개각 이후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우상호 첫 출사표로 후끈
부산 김영춘만 출마 의지 밝혀
“고민 중” 김해영 불출마 기울어
‘붐업’없이 후보 선출 땐 위기

반면 시장 보선이 훨씬 빨리 결정된 부산 여권의 분위기는 아직 썰렁하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5명의 주자들이 지난 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집권 여당에서는 아직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힌 인사도 없다. 부산과 서울의 정치적 환경 차이가 크긴 하지만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당이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내부 비판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산의 한 여권 인사는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이렇게 눈치만 보다가는 야당에 기세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지층 내에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부산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 외에 나머지 주자들의 출마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스터 쓴소리’로 여론 주목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김해영 전 의원은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채 여전히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다. 김 전 의원은 조만간 고민을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변에서는 그의 최근 행보를 감안할 때 불출마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출마설이 도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인영 전 부산시의회 의장도 아직 '정중동' 행보다.

이와 관련, 이번에 선출되는 임기 1년짜리 새 시장은 큰 변수가 없다면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하지 않느냐’는 유권자 심리가 작용해 향후 5년 동안 시정을 맡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여야의 공통적 관측이다. 해당 기간 동안에는 가덕신공항,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2030 부산월드엑스포 등 부산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 현안들의 향배가 결정된다. 그 어느 때보다 시장의 역할이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이런 이유로 최근 지역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고만고만한 경선 분위기를 벗어나 현역 의원 등 인적자원을 총동원해 시장 경선의 판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중앙당이 최근 실시한 부산시장 선거 관련 표적집단면접(FGI) 조사에서 전략공천보다는 치열한 경선을 통해 ‘붐업’을 시킬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져 ‘총동원령’에 한층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임시국회가 끝난 직후 경선 흥행 방안을 본격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며 “현역 출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닫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현역 3인방의 생각은 미묘하게 갈린다.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재호(남을) 의원은 “현역들이 나서면 그 빈자리를 수성할 수 있겠느냐. 부산에 현역이 3명 정도는 버텨 줘야 한다”며 출마 가능성을 잘랐다. 전재수(북강서갑) 의원도 비슷한 이유를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반해 최인호(사하갑) 의원은 “지금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아서 당의 승리에 일조하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건 상상만 해도 보람된 일”이라고 여운을 뒀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가뜩이나 선거 분위기가 야당으로 기운 상황에서 후보 선출도 무난하게 가면 무난하게 질 수 있다”면서 “당이 사람이든, 정책이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부산시민들도 반응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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