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짜미’ 논란 부산문화재단 이사 후보들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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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부산문화재단 이사 선임에 부산시 문화 관련 출자·출연기관 대표 자격으로 응모해 적절성 논란(부산일보 12월 11일 자 1면 보도)을 빚은 두 문화기관 대표가 부산문화재단 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두 후보는 사퇴했지만 부산문화회관과 영화의전당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총이 성명서를 내는 등 지역 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용관·방추성 대표, 응모 철회
민주노총 “시민에 사과해야” 성명

13일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부산문화재단 이사(비상임) 공개모집에 응모해 2배수 추천자 명단에 포함됐던 (재)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와 (재)영화의전당 방추성 대표가 이사 후보에서 사퇴했다.

부산문화재단 강동수 대표는 “이용관 대표와 방추성 대표가 11일 오전 전화를 해서 부산문화재단 선임직 이사에 응모한 것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청년 브랜드 사업 협업 등을 원활하게 해 보자는 취지였으나, 시의회와 문화계의 지적에 따라 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지부는 13일 ‘부산문화재단 이사 공모했던 부산문화회관·영화의전당 대표는 부산시민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부산시민들이 코로나19로 장기적으로 힘든 틈을 타, 서로의 뒷배를 노린 ‘짬짜미’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 했던 부산문화회관·영화의전당 대표는 부산시민들에게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힘쓰기 바란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두 대표가 사퇴했다고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몇몇 부산시 출자·출연기관에서 이사회 구성을 위한 논의와 선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산시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문화재단 이사 공개모집에 시 출자·출연기관 중 다른 두 문화기관의 대표들이 응모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전례 없는 문화기관 대표들의 ‘짬짜미’는 부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받아 왔다.

당사자들의 사퇴를 요구해 온 김부민 부산시의원은 “이사회에는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이 들어가야 한다”면서 “대표들은 기관장 회의에서 충분히 의논할 수 있고, 꼭 협업이 필요하다면 실무 총괄 책임자들이 이사로 참여하는 게 더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 문화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부산 한 문화계 인사는 “부산 문화계의 역량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지 부끄럽다”며 “부산 문화계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라도 검증된 인사를 이사로 모시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금아·조영미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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