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팔·10배 확대된 3차원 영상 통해 정밀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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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로봇팔을 가진 다빈치는 의사의 손이 닿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도 능수능란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로봇팔(사진 아래)에 수술기구와 카메라 등을 끼워서 수술을 진행한다. 해운대백병원 제공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이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해운대백병원은 2010년 개원 초기부터 중증외상센터, 장기이식센터와 함께 로봇수술센터를 전략적으로 지원해 왔다. 특히 로봇수술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다빈치 로봇을 지역에서 2번째로 도입, 부산 울산 경남지역에서 10년째 이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박상현 로봇수술센터장은 “우리 로봇수술센터는 지역에서 최신 로봇수술 시스템 도입을 선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냈으며, 병원을 대표하는 전문 진료센터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잘 소화해 내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로봇수술센터
개복수술보다 상처·통증·출혈 적어
개원 10주년 최신 ‘다빈치 Xi’로 교체
간담췌외과·산부인과 등서도 활용 늘어

■최신형 로봇수술 시스템 ’다빈치 Xi’로 교체

로봇수술은 다양한 장점이 있다. 우선 기존 수술시야보다 10배 확대된 3차원 영상을 집도의에게 제공한다. 또 사람의 손목보다 자유로운 관절이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의사의 손이 닿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그리고 손떨림 보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정상조직과 신경 손상 위험이 적다.

그외에도 로봇수술은 상처와 통증도 개복수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다. 보통 개복수술은 5~10cm 크기로 복부를 절개하는 반면 로봇수술은 8mm가량 작은 구멍을 2~3개 뚫어 수술할 수 있다. 따라서 출혈량이 적고 회복시간이 짧아 수술비용은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해운대백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개원 10주년을 맞아 최근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이번에 도입한 최신 모델인 4세대 ’다빈치 Xi’는 이전 모델에 비해 연동할 수 있는 장비가 다양해 수술 범위가 넓어졌다.

특히 지역 최초로 ‘다빈치 Xi’와 연동되는 ‘테이블 모션 테크놀로지(ITM)’를 도입했다. ITM은 실시간으로 수술대의 각도와 위치 등을 파악해 로봇팔을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로봇 전용 미세초음파와 형광조영술 등의 최신 영상장비를 수술 중에 사용할 수 있어 기존 로봇수술보다 더 정확하고 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수술 상처를 작게 남기기를 원하는 각 과의 전문의들이 다양한 질환에서 다빈치 로봇을 적용하고 있다. 센터를 오픈한 2010년 6월부터 현재까지 비뇨의학과 뿐만 아니라 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여러 진료과에서 110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앞서 도입한 다빈치S 장비를 통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968건, 매년 100건에 가까운 수술을 진행했다. 올해 6월 ‘다빈치 Xi’로 교체된 이후에는 약 100일 만에 100건의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간담췌외과, 산부인과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

10년간 해운대백병원 로봇수술 환자 건수를 분석한 결과 비뇨의학과가 49.5%, 외과 44%, 이비인후과 3.1%, 부인과가 3.4%를 차지했다. 주로 전립선암, 갑상선암, 대장암, 직장암, 위암, 부인암 수술 등에 로봇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빈치 Xi’ 도입 이후에는 기존의 비뇨의학과 갑상선외과 외에도 간담췌외과 산부인과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다빈치 Xi’ 도입 후 간담췌외과가 로봇수술 전체 비율의 34.3%, 산부인과가 21.9%를 차지하고 있다.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에 2cm 내외의 구멍 하나만 뚫고 시행하는 수술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기존의 여러개 절개창을 냈던 것과는 다른 고난도의 수술법이다.

간담췌외과 박정익 정보현 교수는 지역에서 단일공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집도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외과 전문의다.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배꼽을 통해 수술기구를 넣고 로봇 담낭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췌장, 담관, 간질환에도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박정익 정보현 교수는 “복강경으로 담낭을 절제할 때에는 기구가 부딪혀 집도의의 손이 불편했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수술동작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또 고해상도의 3D 스크린을 통해 수술의 정확성과 안전성이 높아져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통증이 적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부인과 질환 ‘로봇 수술’로 안전하고 정밀하게

산부인과에서도 복강경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다빈치 로봇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산부인과 수술은 골반 안에 있는 장기수술로 혈관이 많고 복잡하여 세밀한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수술은 인체의 깊은 곳까지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어 출혈과 합병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수술 종류로는 자궁암, 난소종양, 자궁근종 등과 같은 부인암과 여성 양성질환이다.

지용일 산부인과 교수는 “부인암 수술에서는 림프절 절제가 동반되어 난이도가 높다. 복강경으로도 많이 시행되지만 특히 다빈치 Xi는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를 10배 이상 확대해 세밀한 부인암 수술이 가능해졌다”며 “로봇을 이용한 자근근종 절제술에서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정교하게 봉합할 수 있어 임신을 원하는 여성 환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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