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항공부품 업체와 깊은 우정 쌓아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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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

“처음엔 어려워 보이지만 뛰어들어서 경험하면 좋아하게 됩니다.”

‘부산 사랑’이 각별한 에릭 존 보잉코리아 사장이 부산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1984년 부산에서 처음 맛본 한국식 회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는 그는 “아가미를 움직이며 눈앞에 해체돼 있는 물고기를 보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먹어 보니 정말 맛있었다”면서 “직접 경험해보면 좋아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부산이라는 도시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 32년 근무 베테랑 외교관
부산 특유의 활기찬 정서·별미 기억
협력사와 서로 도움되는 투자 기대

2014년 5월 보잉코리아 사장 겸 보잉 인터내셔널 부사장으로 임명된 존 사장은 직전까지 32년간 미국 국무부에서 근무한 베테랑 외교관이다. 1983년 외교관 경력을 시작한 그는 한국에서 세 차례 근무하는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근무했다. 그는 국무성에서도 한국 담당 과장직을 맡았고 주한 미 대사관에서는 정무 공사참사관(Minister Counselor for Political Affairs)까지 지냈다. 존 사장은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해 이번 인터뷰에서도 통역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수준으로 진행됐다.

그가 기억하는 1984년의 부산은 “도로가 좁고 복잡해서 어딘가를 가려면 항상 길을 잃었던” 혼란스러운 모습이었지만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소도시 특유의 이웃 간의 정서(neighbor feel)를 느낄 수 있는 도시”였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1년 동안 부산 사투리까지 배웠다는 그는 그 시절의 활기찬 부산의 정서는 물론 부산의 맛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번 부산 출장에서도 산성 막걸리와 염소 고기 식당을 찾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부산 사랑이 남다른 그는 보잉이 김해 대한항공(KAL) 테크센터,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부산경남 지역 항공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존 사장은 “1980년대 신발을 수출하던 한국은 값싼 노동력이 강점이었지만 이제는 기술력이 강점인 국가”라면서 부산 경남 지역 항공 부품 업체에 대해서도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보잉이 거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하늘을 나는 모든 보잉사의 비행기에 한국 부품이 들어간다”면서 “보잉이 한국에서 구매 등을 통해 거래한 금액은 15년간 5억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존 사장은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위축되면서 함께 위기를 맞고 있는 보잉의 향후 전략에 대해서도 “투자를 잘해야 한다”면서 “보잉과 한국의 협력사가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어 투자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생활을 하면서 한국에서는 ‘친구’가 가장 중요하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면서 “보잉은 언제나 신뢰받는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한국 업체들과 깊은 우정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의 임원이면서 수많은 세계 주요 도시를 경험한 존 사장에게 ‘신공항’ 문제를 물어보자 그는 민감한 문제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항공여행을 하는 데 공항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한국은 인프라를 만드는데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항의 입지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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