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들어간 엘시티 상업시설 ‘코로나 리스크’ 뚫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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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엘시티 상가 개별 분양이 이달 중 이뤄진다. 엘시티 더몰 투시도. 엘시티 제공

부산 해운대 엘시티의 상가 개별 분양이 임박하면서 성공 여부에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해운대관광리조트 개발 프로젝트인 엘시티 사업은 상가 ‘엘시티 더몰(the MALL)’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축구장 8배 크기에 달하는 초대형 상가 처분을 놓고는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에 예상 밖의 ‘개별 분양’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이달 중 진행되는 개별 청약을 앞두고 받은 사전 투자의향서 신청에는 이미 수백 명이 몰려 사전 흥행몰이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분양 성패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축구장 8배 초대형 상가 ‘더몰’
267개 점포 이달 중 개별 분양

사전 투자의향서 수백 명 몰려
투자자 관심 끌기에 성공
고분양가·위축된 심리 변수
부동산업계, 흥행 여부 갑론을박

(주)엘시티는 이달 초 분양대행사 S&B와 분양 업무계약을 체결하고, 엘시티의 지상 1~3층 8만 3790㎡ 면적의 초대형 상업시설 엘시티 더몰 점포 총 267개를 이달 중으로 개별분양한다고 밝혔다. 분양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주변 부동산중개사무소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엘시티 더몰 홍보관에는 방문객이 쇄도했다. 사전 예약제로 홍보관 출입 인원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주말엔 하루 100명 안팎의 투자자가 찾았다. 또 분양 점포 수를 훌쩍 넘는 투자자들이 사전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바다 전망 점포와 소규모 점포의 경우 투자자들의 관심이 특히 높았다.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세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위축된 분위기를 감안하면 일단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분양 성공 여부를 놓고는 부동산업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비치 프런트 초대형 쇼핑몰’이란 특화된 경쟁력과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분양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높은 분양가와 코로나19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대규모 분양이라는 리스크로 고전할 것이란 비관적인 시각도 팽팽하다.

지역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시티가 있는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는 부산 최고 부촌과 전국 최대 관광지라는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안테나숍(상품 판매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직영 점포)나 플래그숍(대표 점포)을 입점시킬 수밖에 없는 자리”라며 성공을 점쳤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3.3㎡당 1억 8000만 원 전후의 높은 분양가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하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분양 성패의 핵심은 높은 분양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용 여부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거리 두기 3단계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입지적으론 탁월한 만큼 해변이 보이는 점포는 분양가와 상관없이 입점이 될 테고, 안쪽의 상가 분양률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시티는 그동안 주거시설인 엘시티 더샵과 생활숙박시설인 더레지던스를 100% 분양하고도, 다음 단계인 관광콘셉트 시설과 상업시설을 개장하지 않아 지역사회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상업시설 처분방식에 대한 주주 간의 이견이 있었던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에 기인한 것으로, 엘시티는 결국 관광콘셉트 시설 완공 약정일을 지키지 못해 이행보증금 139억 원을 부산도시공사에 납부하기도 했다.

엘시티는 관광콘셉트 시설을 내년 6월 상업시설과 함께 모두 개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행보증금은 향후 소송을 통해 반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엘시티 이광용 사장은 “관광콘셉트 시설의 경우 롯데시그니엘 호텔과 전망대 개장을 이미 완료했고, 워터파크는 올 6월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집객시설 운영제한이라는 정부시책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요인이 컸다. 의도적으로 콘셉트시설 운영 의무를 회피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상용화돼 내년 6월이면 코로나19 유행의 상황에서 벗어나 경기가 가파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돼 더몰 개별분양에 코로나19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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