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안 끊기는 요양병원발 감염 ‘코호트 격리’ 안 먹혔나 안 지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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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여파가 지속되면서 부산에선 21일째 두 자릿수 신규 확진 규모가 이어졌다. 울산에서도 마찬가지다. 14일 하루에만 4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요양병원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부산시는 14일 오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2명이며, 누적 환자는 1290명이라고 밝혔다. 42명 신규 확진자 중 18명은 인창요양병원에서 나왔다. 이로써 인창요양병원 연관 확진자는 106명이 됐다. 입원환자가 88명, 간호 인력이 10명, 간병인이 8명이다. 전체 입원환자 525명 중 88명이, 간병인을 제외한 직원 353명 중 10명이 확진된 것이다.

부산 인창요양병원 누적 106명
격리 병동 아닌 곳서 62명 확진
울산 양지요양병원 누적 205명
의료인력 41명 감염 ‘관리 허점’

병동별로 보면 최초 감염자가 나온 3층 병동에서 44명, 8~9층 병동에서 6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요양병원 내 코호트 격리 등이 허술하게 지켜졌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6일 처음 인창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 당국은 전수 조사 뒤 부분 격리 조치하고 병동별 직원 등의 동선도 겹치지 않도록 했다.

그럼에도 최근 조사에서 3층 외 다른 병동에서까지 대규모 감염이 확인되면서 이런 조치들이 엄격히 지켜지지 않아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다만 8~9층 병동 집단감염이 3층과는 무관한 외부 감염 탓일 가능성도 있다.

14일 부산의 신규 확진자 중 13명은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과의 접촉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엔 유치원 원아 1명, 초등학생 2명, 고등학생 1명 등도 포함돼 있다. 감영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도 6명이나 나왔다.

울산에서도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코호트 격리된 울산 양지요양병원에서는 14일 하루 47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로써 이 병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205명(포항 134번 제외)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총 4명이 나왔다.

양지요양병원발 집단 감염은 이달 6일 39명, 7일 60명, 8일 10명, 10일 47명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 병원 종사자와 환자는 총 342명으로, 병원 내에서만 절반이 넘는 189명이 확진됐다. 현재까지 입원환자 211명 중 148명이 확진됐고, 의료진과 종사자 131명 중 41명이 확진됐다. n차 감염은 16명이다. 이들은 이달 5일 병원 종사자 확진을 계기로 코호트 격리된 병원 건물 안에서 생활해 왔다.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 건물에서 3, 4, 7층은 확진자가 사용했고, 나머지 공간에서 비확진자가 지냈다. 방역당국은 비확진자를 대상으로 2~3일마다 진단 검사를 벌였으나, 집단감염이 계속 반복되는 실정이다. 특히 확진자를 돌보던 의료인력도 감염됨에 따라 방역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잠복기가 달라 시간을 두고 확진자가 나오는 것인지, 병원 내에서 교차 감염이 일어난 것인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이날 49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누적 확진자 483명을 기록했고, 경남에선 1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875명이다. 김백상·권승혁 기자 k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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