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닥터] 퇴행성 노화·비만·충격이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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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디스크

한상진 원장이 반려견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 제공

홍이(9살·푸들)는 뒷다리 마비 증상을 보여 병원에 내원했다. 기본적인 신체검사, 혈액 검사, 자기공명 영상(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멀티플(multiple) 디스크’로 확인됐다. 홍이는 증상이 가장 심한 L2~3번에 탈출된 디스크 물질을 제거하는 감압 수술을 받은 후 재활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정상 걸음걸이에 가까워질 정도로 일상 생활을 되찾았다.

‘디스크’라는 말은 척추제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물을 일컫는 말로, 정확한 병명은 척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척추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부산 기장군 정관읍) 한상진 원장은 “디스크는 주로 퇴행성 노화, 비만 또는 충격에 의해 발생한다”며 “닥스훈트, 웰시코기, 비글 등과 같이 신체적으로 허리가 긴 견종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강아지의 허리와 엉덩이를 만졌을 때 아파한다면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디스크가 있는 강아지는 다리를 질질 끌거나 휘청거리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게 불가능하다. 또한 양쪽 겨드랑이를 잡고 수직으로 안아 올릴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한 원장은 “통증 때문에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고 심해지면 다리에 마비가 올 수도 있다”며 “그럴 경우 운동기능의 소실, 배뇨·배변 기능 상실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고 말했다.

디스크가 의심된다면 동물병원에서 신경계 검사를 통해 증상의 경중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 증상이 있다면 경증, 신경 증상이 소실됐다면 중증 디스크다. 병원에서는 척추기립근을 진찰해 경추, 흉추, 요추 중 어느 부위에 통증을 보이는지 파악한 후 방사선 검사와 MRI 등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한다.

한 원장은 “디스크 초기일 경우 스테로이드계 약물이나 소염제, 진통제 등을 복용하며 신경 압박에 의한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한다”며 “약물 복용 후에는 안정을 취하면서 증상을 완화해 손상된 추간판의 회복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디스크가 중증일 경우에는 사람처럼 요추 디스크 수술을 진행한다.

강아지 디스크 예방에 제일 중요한 건 비만 관리다. 비만은 각종 질병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강아지 척추와 사지에 부담을 줘 추간판 탈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강아지를 직립보행 시키는 행동이나 미끄러운 바닥은 강아지의 하반신에 부담을 주니 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윤 선임기자·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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