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0% 빠졌다… 국제관광도시 부산 ‘심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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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광도시’ 부산의 핵심 산업인 관광·마이스업이 처참하게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태조사를 통해서도 분명히 확인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부산의 관광기업 절반 이상의 매출이 지난해의 10%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부산 관광업이 회복하는 데에 1년 6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지역 관광·마이스업계는 이대로 무너져내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국제 관광 도시’ 타이틀이 허울로만 남지 않으려면 특단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침몰하는 지역 관광·마이스업계
절반 이상 작년 매출 10%도 안 돼
코로나 끝나도 내후년 돼야 회복
특단책 없으면 핵심 산업 ‘침몰’
“정부 고용유지지원금마저 끊겨
선택지는 해고·폐업·휴업뿐”

부산 관광의 처참한 현실은 부산관광공사가 지난달 부산 관광기업 경영인과 실무자 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코로나19 이후 부산 관광수요 예측 조사’에서 드러났다. 조사에서 전체의 52.6%인 81개 기업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의 10% 이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행사의 경우 96.3%가 전년도의 30% 이하였다. 관광기업 전체의 올해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의 30.9%에 머물렀다.

부산 관광기업의 올해 고용 인원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58.5%에 그쳤다. 특히 매출액 3억 원 이하 기업 중 절반가량(46.5%)의 올해 고용 인원은 전년 대비 10% 이하로 떨어졌다.

부산 관광기업들은 코로나19를 이겨 내려고 사투를 벌였다. 이들 기업은 올해 경비 예산 축소(32.6%), 인력 구조조정(22.5%), 사업 축소(10.9%), 휴업(10.9%), 임금 삭감(8.2%), 업종 전환(6.0%)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부산은 올 초 대한민국 첫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되고 부산시에 별도로 관광·마이스 산업을 컨트롤할 전담 국을 꾸려, 관광을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사태에 이런 기대가 처참하게 무너져 버린 것이다.

문제는 부산 관광업 회복의 길이 멀다는 데에 있다. 조사에서 관광 분야 전문가 등 32명으로 구성된 패널단은 부산 관광의 본격적인 회복 시기를 2022년 6월로 예측했다.

따라서 부산 관광·마이스업계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적지 않은 업체가 앞으로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면 대량 해고나 폐업에 나서야 한다.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은 업체별로 최대 240일. 대다수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올 4~5월에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시작했다. 따라서 지난달에 끊겼거나 이번 달에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는 언감생심이다. 한 여행사 대표는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전략을 짜는 데 1년 이상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자금을 고정비에 모두 쏟아 넣고, 직원들은 쉬고 있어 도저히 준비할 힘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실질적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를 지원하고 대출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부산관광공사의 ‘2020 코로나19 이후 부산 관광수요 예측 조사’에서 기업의 42.4%가 당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 ‘기업 운영자금 지원’을 꼽았다. 또 고용유지 지원 제도 개선(22.5%), 세제 감면 또는 납부 유예(14.9%) 순이었다.

부산관광마이스진흥회 관계자는 “이제 정부 지원책은 경영 위기를 타계할 수 있는 방안은 물론 향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부분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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