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계 다다른 코로나 방역, 정부는 특단의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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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6일 전국적으로 1078명의 확진자가 나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17일에도 1014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틀 연속으로 1000명을 넘긴 건 올해 1월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처음이다. 여기에 더해 하루에 사망자가 20명 넘게 나온 것도 처음이다. 부울경 지역의 확산세도 예외는 없어서 17일 확진자가 부산 40명, 울산 31명, 경남 34명을 기록했다. 3차 대유행의 불길이 잡히기는커녕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800명을 상회했으니 이미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을 넘어섰다.

의료 체계 붕괴 전국 곳곳 적신호
3단계 격상 시점 실기해선 안 돼

최근 코로나 확산세를 보면서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들이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부산·울산을 비롯해 전국 전역에서 집단감염의 고리가 되고 있어서다. 부산의 한 요양병원의 경우, 얼마 전 확진자 격리 과정에서 의료진에게 달랑 마스크 한 장만 주어졌다고 한다. 제대로 된 방호복 등 보호 장비조차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사실 요양병원의 부실한 방역 행태는 하루 이틀 제기된 지적이 아니다. 코호트 격리 조치에 들어간 병원조차 이를 제대로 안 지킨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요양병원 환자들이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에서 최근 사망자가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요양병원발 감염 고리를 끊을 방역 강화 대책이 반드시 나와야 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의료 체계의 수용 능력이 곳곳에서 한계에 다다른 듯한 조짐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위·중증 환자용 병상만 해도 전국적으로 총 556개 가운데 41개밖에 남지 않았다. 병상이나 의료시설 부족도 문제겠지만 무엇보다 체력적, 정신적 한계를 호소하는 의료진을 확충하는 것도 큰 숙제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의료 체계가 흔들리면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일반 중환자들조차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끔찍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민간 병원의 적극적인 협력 유도 등 적절한 대안을 찾아내야 할 때다.

이제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한 시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정부의 거리 두기 강화 조치는 늘 한 박자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최악의 위기 국면에서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3단계로 돌입하면 확실한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겠으나,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경제적 타격도 예상된다. 그러잖아도 힘든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반드시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다. 방역 체계의 효율적인 재정비와 함께 민생 지원 방안까지 아우르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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