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에서 슛까지 10초… ‘역습 괴물’ 손흥민 리그 11호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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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의 원정 경기. 토트넘이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로셀소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전반 33분에 동점 골을 넣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버풀의 ‘안필드 불패(66경기 무패)’는 깰 수 없는 신화가 되는 것일까? 손흥민이 강호 리버풀전에서 역습으로 골 맛을 봤지만 팀은 뒷심 부족으로 졌다. 토트넘은 단독 선두 자리마저 빼앗겼다.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13라운드는 불안한 1위 토트넘과 2위 리버풀의 물러날 수 없는 승부였다.

막강 리버풀 상대로 동점 골
침투 패스 받은 후 ‘광속 역습’
토트넘 99호 골·득점 공동 선두
토트넘 ‘극장골’ 허용 1-2 패배
‘손 교체 후 실점’ 모리뉴 비판

창을 빼든 리버풀은 전반부터 파상 공세를 펼쳤다. 4-4-2 방패를 든 토트넘은 ‘수비 뒤 역습’ 전략으로 맞섰다. 점유율 7 대 3, 슈팅 비율 4 대 1로 리버풀이 경기를 압도했다. ‘두 줄 수비’ 토트넘의 골문을 두드리던 리버풀은 전반 26분 무함마드 살라흐의 슛이 굴절되는 행운 골이 터졌다.

이어진 토트넘의 역습. 선봉장은 손흥민이었다. 조바니 로셀소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약 20m를 몰고 가 전반 33분에 동점 골을 넣었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의 패스부터 로셀소의 드리블, 손흥민의 슈팅까지 1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비디오판독(VAR)이 이뤄졌으나 득점으로 인정됐다.

후반전에서 양 팀은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토트넘 공격수 스테번 베르흐베인이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골은 불발됐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후반 42분 손흥민 대신 델리 알리를 투입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 45분 피르미누에게 ‘극장골’을 허용해 1-2로 졌다.

11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한 토트넘은 7승 4무 2패(승점 25점)로 2위로 떨어졌다. 토트넘은 최근 공식 경기에서 리버풀에게 6연패했다.

이날 손흥민의 골은 리그 11호(시즌 14호)로 도미닉 캘버트루인(에버턴), 살라흐와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토트넘 소속으로 넣은 골로는 99번째. 100호 골까지 1골 남았다.

경기 뒤 모리뉴의 손흥민 교체가 입길에 올랐다. 손흥민 탓에 뒷공간이 불안하던 리버풀이 수비 라인을 올리면서 공격 기회를 더 많이 가져가 결국 역전골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손흥민 교체 뒤 실점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후반 35분 손흥민 교체 뒤에 골을 먹었다. 앞서 9월 27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손흥민이 벤치로 들어갔을 때 동점골을 허용했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뒤 “우리는 무승부도 아닌 승리에 가까이 다가갔다. 반면에 리버풀은 유럽 챔피언, 세계 챔피언답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면서 “패배라는 결과는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모리뉴는 또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상대를 죽일 기회를 놓치면 패배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적장인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손흥민의 골을 두고 “토트넘은 역습 괴물이었다”며 칭찬했다.

영국 BBC는 토트넘 선수 중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6.09점을 매겼다. 팬 투표로 뽑는 ‘킹 오브 더 매치(KOM)’에는 살라흐가 43.6%의 득표율로 선정됐다. 손흥민(29.1%)은 2위였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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