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명화, ‘정신분석’으로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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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무의식/정은경

호안 미로, 데이비드 호크니, 에드바르 뭉크, 르네 마그리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마르셀 뒤샹 등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을 정신분석으로 들여다 본다면?

<그림의 무의식>은 열 개의 예술작품을 정신분석 개념을 사용해 분석한다. ‘예술 작품과 함께하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강의해 온 저자는 명화에 대한 수많은 정보 중에 정신분석적 비평은 없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정신분석은 말 뒤에 숨겨진 무의식적 주체의 욕망과 진실을 밝혀내는 작업이다. 정신분석에서 사람의 말실수나 비약된 부분에 주목하듯 그림에서 어색한 부분을 포착해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저자는 호크니의 ‘예술가의 초상’에 등장하는 물 밖의 인물이 보여주는 주춤댐에서 대상에 대한 사랑을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되돌리는 건강한 ‘이차적 나르시시즘’과의 유사성을 읽어낸다. 뭉크의 ‘절규’ 속 해골 인물이 들었던 비명은 어머니의 죽음과 연관된 목소리로 유추한다. 미켈란젤로가 남긴 성 베드로 성당의 ‘피에타’와 ‘론다니니의 피에타’를 애도와 멜랑콜리로 풀어낸다.

정신분석적으로 예술을 비평하고 이를 통해 그림 뒤에 숨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색다른 접근법이 도드라진다. 그림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는 책이다. 정은경 지음/오늘은/147쪽/1만 3000원.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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