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서해맹산 정신으로 가덕신공항 건설 의지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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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

‘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

(사)동남권발전협의회 전호환 상임위원장이 가덕신공항 건설을 기원하는 서예전을 지난 15일부터 열고 있다. ‘가덕신공항 기원 득운 전호환 서예전’은 22일까지 부산진구 범천동 부산상공회의소 1층 챔버스케어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전 상임위원장은 틈틈이 써온 붓글씨 50여 점을 선보인다.

부산대 조선해양 교수로 총장 역임
22일까지 가덕신공항 기원 서예전
경영철학 담은 사자성어 조합 눈길

전 상임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행적·전언을 망라한 ‘이충무공전서’에 실린 진중음 1수의 한 대목인 ‘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가 전시의 주제라고 소개했다.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부울경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가덕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지를 다지겠다는 의미다.

전 상임위원장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이다. 올 5월 부산대 20대 총장 임기를 마치고 9월부터 동남권발전협의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동남권 광역연합체 구축과 자치분권 확립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상임위원장은 초등학교 때 서예를 시작했다. “붓글씨를 가르쳐주신 은사는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쓰고 해서 바른 마음을 가져야 바른 글씨가 된다고 하셨다. 또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磨斧爲針(마부위침)의 정신으로 공부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스승의 문장은 그대로 제자의 서예로 옮겨져 전시장에 걸렸다.

“부산대에 서도부 출신 교수가 14명이나 있어요.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 전 상임위원장은 대학 이후 꽤 오래 붓을 놓았다. 그런 그가 다시 붓을 잡은 것은 2016년. 직선제로 총장에 선출된 전 상임위원장의 임명을 교육부는 6개월 동안 미뤘다. 교육부가 총장 간선제 방침을 고수한 탓이다.

여러모로 힘들었던 시기, 당시에 쓴 작품이 ‘逆風張帆(역풍장범)’. “맞바람을 향해 돛을 편다, 어려움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글이죠.” 전 상임위원장은 총장이 되고 4년 동안 친필 휘호 연하장을 만들었다. ‘줄탁동시’(2017년) ‘동주공제’(2018년) ‘무실역행’(2019년) ‘우공이산’(2020년) 등 연하장에 썼던 글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전 상임위원장은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경영 철학을 담은 다섯 개의 사자성어를 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기 위해서는(부중치원)/범의 눈과 같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소처럼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호시우보).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너는 마음으로(동주공제)/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봉산개도)/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가야 한다(우수가교).’ 그가 총장 재임 시절 집무실에 걸어두고 귀감으로 삼았던 글이다.

전 상임위원장은 이달 말 요트를 타고 대마도 앞바다로 해맞이를 하러 갈 계획이다. 한일해저터널로 함께하는 한·일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항해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써서 동남권발전협의회 사무실 안에 걸어둔 글귀를 보여줬다. “‘釜新大陸(부신대륙)’ 부산에서 신의주를 거쳐 대륙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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