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팔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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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각이 진행 중인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에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한진중공업 인수에 나선 사모펀드 등을 투기 자본으로 보고 조선업과 고용 유지 없는 매각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어 매각을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이 준비되고 있다.

17일 금융권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매각 주최인 산업은행은 채권단협의회에 동부건설-NH 프라이빗에쿼티(PE)-오퍼스 PE가 참여한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는 안건을 이날 부의했다. 산은을 포함해 8개 은행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이르면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한다.

채권단, 우선협상대상자로 논의
이르면 내주 확정, 막판 변수도
부산시·시의회·상의 등 민·관·정
조선업·고용 유지 없는 ‘매각 반대’

금융업계에서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경쟁자보다 높은 제시 가격을 써낸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되려면 지분율 기준으로 4분의 3 동의가 필요한 만큼 막판 변수도 있다. 한진중공업 매각에 반대하는 채권은행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진중공업 매각을 지켜봐 온 부산 여론도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최근 한진중공업 매각 본 입찰 결과, 입찰 참여자들이 부지 개발 쪽에 관심을 더 둔 사모펀드 일색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선업과 고용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17일 한진중공업 조선업과 고용 유지를 촉구하는 ‘부산 민·관·정, 한진중공업 매각 관련 공동 입장문’ 을 발표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정·재계,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도 힘을 보탰다.

이들 기관·단체들은 “한진중공업은 내 첫 조선소로 조선업이 한국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해 왔으며 부산 경제를 상징하는 존재이자 부산 대표 기업으로 부산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현재도 2000여 명의 일자리와 100여 개 협력업체를 통해 부산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진중공업의 가치를 평가했다.

이들 기관·단체들은 요구사항 3가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진중공업 매각이 장기적으로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고 △매각 절차는 조선업과 고용 유지를 전제로 투명하고 정당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진중공업 부지는 개발 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난개발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들 기관·단체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최근 진행된 한진중공업 매각 본 입찰 응찰자가 확인되면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 우려가 커졌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 등 기존 본 입찰 참가자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각이 될 경우 조선업을 버리고 부지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지역 사회 여론이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부산은 3가지 요구사항 준수를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부산 시민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며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 노동계와 시민사회도 투기 자본으로 한진중공업이 넘어가는 일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지난 8일 부산 지역 노동자 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해 결성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저지와 일자리 지키기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도 16일 입장문을 통해 영도조선소 투기자본 매각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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