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테크] 우수AMS㈜ “R&D 독자 투자로 차세대 자동차 ‘틈새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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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AMS 김선우(오른쪽) 대표와 우수티엠엠 노종상 대표가 17일 울산공장에서 초소형 전기차를 소개하고 있다.

머지않아 내연기관의 시대는 끝난다. 전기차, 수소전지차와 같은 차세대 자동차의 시대가 곧 다가온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업체들이 체제 변화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부품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이 때문에 우수AMS㈜의 최근 행보는 더욱 눈에 띈다.


완성차 의존형 부품업체 벗어나
독자 설계·개발 부품 공급 ‘눈길’
인도·체코 현지 법인 시장 공략
초소형 전기차 제조업체 인수
국내기술로 2022년 양산 계획
수소전지차 시장 진출 준비도


■글로벌 자동차업계도 인정한 기술력

우리나라는 자동차 강국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자동차부품업계의 위상은 매우 낮다.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에서는 매년 전 세계 자동차부품업체를 대상으로 매출 순위를 내는데 대기업 계열의 부품업체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업체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이는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완성차들의 협력업체에만 머물기 때문이다. 많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은 독자적으로 R&D(기술개발)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이 때문에 올 9월 우수AMS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푸조시트로엥 그룹(PSA)과 자동차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일은 큰 화제가 됐다. 우수AMS는 7년간 최대 26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변속기 부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푸조시트로엥 그룹에 제공하는 주요 부품들은 우수AMS가 독자적으로 설계, 개발해 수익성도 높다는 업계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우수AMS 김선우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과거와 다르게 한국 제품이 기술력은 유럽, 일본 수준이고 가격은 저렴하다는 평가가 많아 글로벌 시장 공략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R&D 인력을 늘려 다양한 제품을 개발, 세계 시장에 도전 중이다”고 말했다.

우수AMS는 인도와 체코에 현지 법인을 두고 유럽 시장을 공략 중인데 푸조시트로엥 그룹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그룹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일시 중지된 북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부품 제조 넘어서 초소형 전기차까지

우수AMS는 최근 티엠엠을 인수,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설립된 티엠엠은 초소형 전기차 핵심 부품인 모터, 인버터, 감속기를 포함한 전기차 시스템 및 차체 프레임, 내외장 부품을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하는 100% 완성차 제조업체다.

특히 티엠엠은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부분에서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하기도 한 실력있는 업체다.

김 대표는 “많은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일반 중대형 차량의 전기차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일종의 틈새마켓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AMS는 소위 ‘세컨드 카’나 오토바이를 대신하는 목적으로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우수AMS에서 생산하는 티엠엠의 강점은 바로 안전성.

김 대표는 “유럽만 해도 초소형 전기차가 이륜차나 저속 전기차로 분류돼 안전기준이 미흡하다”면서 “우수AMS의 초소형 전기차는 국내 경차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우수AMS는 이미 울산시에 25대를 납품, 시험 운행 중이다. 이르면 2022년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수AMS는 플라스틱 사출 성형, 진공 증착, 스프레이 도장이 가능한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는 전기 자동차의 효율을 위해서는 소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수AMS가 품질만큼은 철저하게 통제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달 우수AMS는 현대BS&C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현대BS&C는 ICT(정보통신기술) 비즈니스 전문업체다. 김 대표는 “전기차는 단순히 모터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차량 전체의 시스템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며 “최종 목적지는 ‘달리는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략적 제휴에는 숨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현대BS&C는 복합소재 수소저장 기술을 가지고 있다. 우수AMS는 수소전지차 시장으로도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우수AMS는 향후 초소형 전기차를 활용, 동남아 국가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툭툭’과 오토바이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관광산업이 중요하다 보니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 매연을 많이 내뿜는 툭툭과 오토바이는 늘 골칫거리다. 하지만 다른 대체 수단이 없어 고민 중인데 초소형 전기차는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이미 구체적인 논의도 오가는 중이다.

김 대표는 “많은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가 충분히 있다”면서 “우수AMS는 연구와 투자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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