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광대극으로 다시 찾아온 ‘고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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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연극단 액터스소극장서 공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연습 장면. 부두연극단 제공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가 연말에 찾아온다.

부두연극단은 정기공연 ‘고도를 기다리며’를 무대에 올린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 부조리극의 고전이다. 이성규 연출가의 대표작으로 1978년, 1996년, 2008년, 2012년, 2016년에 이어 여섯 번째로 공연하는 작품이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부산 수영구 남천동 액터스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시골 길에서 두 부랑자 고고와 디디가 시간도 장소도 정확하지 않은 약속을 한 고도를 기다린다. 이들 앞에 나타난 주인 뽀조와 노예 럭키. 이들이 어디론가 떠나간 뒤 소년이 나타나 고도가 오늘 못 오지만 내일은 틀림없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주인공들은 하릴없이 고도를 기다리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럼에도 막연한 기다림을 끊지도 못하고 떠나지도 못한다.

이성규 연출가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미지화시키려는 극작가의 의도가 있지만 상징극은 아니다”라며 “무대 위에 내던져진 배우의 현존과 관객과의 긴장 관계가 핵심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의 섣부른 의미 부여 행위를 수시로 깨트리게 위해 ‘이것은 연극이다’라는 실제감을 주는 세련된 광대극으로 만들어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번 연극은 ‘고도를 기다리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연출가 나름의 색깔을 입히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광대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 곡예에 가까운 묘기, 오고가는 대사를 통해 연극성을 풍부하게 전달하는 무대가 기대된다. ▶‘고도를 기다리며’=27~30일 액터스소극장. 평일 오후 7시 30분, 일요일 오후 5시(월요일 공연 없음). 051-611-6616. 오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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