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시아 챔피언’ 트로피 8년 만에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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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승리한 울산 현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이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챔스 리그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윤빛가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울산 현대가 8년 만에 아시아 축구 왕좌를 탈환했다.

울산은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동점과 역전 골을 기록한 주니오를 앞세워 페르세폴리스(이란)를 2-1로 이겼다.

2020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서 페르세폴리스에 2-1 승
최전방 주니오 동점·역전 골
‘중심축’ 윤빛가람 MVP 선정
2012년 이어 두 번째 정상
올 시즌 준우승 징크스 떨쳐
K리그 팀 6번 우승 아시아 최다

2012년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했던 울산은 8년 만에 정상 자리를 되찾아왔다. K리그 팀으로는 2016년 전북 이후 4년 만이다.

이로써 K리그 팀의 ACL 우승 횟수는 6차례로 늘어나 ‘아시아 최강 리그’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K리그 뒤를 일본 J리그(4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3회). 중국 슈퍼리그(2회)가 따라오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 무승부 뒤 준결승까지 8전 전승의 기세를 올리며 결승에 오른 울산은 최전방 주니오, 왼쪽 김인성, 오른쪽 이청용의 ‘삼각편대’와 윤빛가람의 농익은 플레이를 앞세워 페르세폴리스를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하지만 김태환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두 차례 헤더가 잇따라 골문을 벗어나고, 윤빛가람의 중거리 슈팅도 골대를 맞추면서 득점 없이 시간만 흘려보냈다.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건 페르세폴리스였다. 전반 45분 박주호가 방심한 듯 볼을 놀리다 바샤르 레산에게 빼앗겼고, 이를 넘겨받은 메흐디 압디가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울산에 동점 기회는 다행히 일찍 찾아왔다. 윤빛가람이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볼을 다투다가 아흐마드 노우롤라히로한테 발을 걷어차였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으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49분 키커로 나선 주니오의 첫 슈팅을 골키퍼 하메드 라크가 쳐냈지만, 주니오가 다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에 VAR 운도 따랐다. 후반전 이청용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니오가 골대 왼쪽에서 시저스킥으로 마무리하기 직전 상대 수비수 메흐디 쉬리가 머리 위로 손을 뻗어 공을 쳐 냈다. 주심은 이번에도 VAR을 거쳐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후반 10분 다시 키커로 나선 주니오는 이번엔 한 번에 골대를 갈랐다.

울산은 챔프 등극으로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 FA컵에서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머문 아픈 추억을 단번에 떨쳐버렸다. 전북,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우라와 레즈(일본), 광저우 헝다(중국)와 함께 대회 최다 우승(2회) 팀으로 동률을 이뤘다.

울산은 우승 상금 400만 달러(약 44억 원)를 받는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내년 2월 1일 카타로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자웅을 겨룬다.

울산 우승에 큰 공을 세운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AFC 챔피언스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AFC는 ‘윤빛가람이 울산의 두 번째 우승을 만드는 중심축 구실을 했다’고 평가했다. 윤빛가람은 울산이 이번 대회에서 10경기 연속 무패(9승 1무)로 우승을 차지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윤빛가람은 “나 혼자였다면 절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팀이 함께 우승했고 단단한 경기력으로 마무리하면서 이런 큰 상이 왔다”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활약은 아니었다. 항상 스스로 만족하기보다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고 즐겁게 하려는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우승 뒤 구단과 계약이 끝나 결별했다. 김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7년 FA컵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2018년 FA컵, 2019년 K리그1, 올해 K리그1, FA컵의 우승 문턱에서 네 차례나 무릎을 꿇었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 4년간 196경기를 치르면서 106승 50무 40패의 성적표를 남겼다. 구단은 김 감독에게 카타르 현지에서 감사패를 전달하며 감사를 표했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의 4년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 결과가 좋을 때나 그렇지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울산의 건승을 빌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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