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억울한 죽음 없도록 병상 확보에 모든 방법 동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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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기세가 무서울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 20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097명으로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최다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20일 부산에서는 35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27일째 두 자릿수 확진 사례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확진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지는 사례마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백신 확보 소식은 더디기만 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와 미국 식품의약국이 사용을 승인한 모더나 백신을 1분기에 접종하는 건 어렵다”면서 “이르면 내년 2월, 늦으면 3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K-방역’의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부산, 요양병원발 집단감염 많아 걱정
백신 확보도 늦었지만 더 적극 나서야

당장은 병상 부족 문제가 심히 우려된다. 서울·경기에 이어 울산에서도 지난 17일 90대 확진자가 병상 부족으로 치료병원 이송을 기다리던 중 하루를 넘기지 못한 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최근 환자 발생이 1000명대를 나타내면서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데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점,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중이 큰 점 등을 방역 위험 징후로 꼽았다. 부산시 입원 병상 300개 중 사용 중인 병상은 250개이고, 위중증 환자 병상은 18개 중 14개가 찼다. 수도권에 비해 그나마 병상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언제 ‘병상 대란’이 현실화할지 알 수 없다.

중환자 전담 병상을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벌어질 일이 불 보듯 뻔하다.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하게 숨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부산은 10월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을 시작으로 학장성심요양병원과 인창요양병원에 이어, 제일나라요양병원까지 요양병원발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만반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부산대병원장과 만나 고위험군 병상 확보를 적극 요청하고, 부산대병원은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건물 전체를 소개해 코로나19 전담치료센터로 사용하기로 한 만큼 차질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백신 문제도 마찬가지다.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이 접종을 시작하고 일본 등 인접국마저 연내 접종을 준비하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백신 공급은 최소 3개월 이상 뒤처진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정 총리는 “정부가 백신 TF를 가동한 7월에는 국내 확진자 수가 100명 수준이어서 백신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정부는 이제라도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계획대로 백신 4400만 명분이 공급된다고 해도 전 국민 대상 접종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백신 추가 확보와 접종 시기 단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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