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스마트 시티, 스마트 항만 부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송화철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회장

올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어느덧 11개월이 지났다. 세계사를 코로나19 발생 전후로 나눠야 할 정도로 우리 일상생활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4년 전인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그의 저서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으며,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사회 변화의 견해가 묘하게도 코로나19에 의한 변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긴다고도 한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라는 이중 파도에 의한 대변혁의 시점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덮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 세계·사회 전반 대변혁 불가피해
부산, 자동화 기술 고도화 성공으로
스마트 기술 수출 선도도시 되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같은 정보통신기술(ICT)로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이 상호 연결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으로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Smart)’가 핵심 키워드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ICT가 융합되어 지능화되는 것이 지향점이 되고 있다.

이는 스마트 시티, 스마트 항만, 스마트 양식 등 기술 혁명에 의한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AI 기술과 자동화 기술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는 노동시장의 붕괴에 대한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과 사회 구조의 대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 산업 분야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WEF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가 제시된 지 불과 8개월 만인 2016년 9월 국토교통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ICT와 축적된 도시개발 경험을 결합해 ‘한국형 스마트 시티(K-Smart City)’ 모델을 만들고, 이런 우리의 지혜와 경험을 전 세계와 공유할 계획”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특기였던 ‘추격자’ 역할과 동시에 ‘개척자’ 구실도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부산 강서구에 조성되고 있는 친환경 수변 신도시인 에코델타시티는 국가 스마트 시티 시범도시로 선정돼 있다. 이곳의 ‘리빙랩(Living lab)’형 실증단지인 스마트 빌리지에는 40여 개 혁신기술이 적용돼 미래 생활과 새로운 기술을 체험하게 된다. 리빙랩은 시민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을 말한다. 에코델타시티 실증단지는 한국형 스마트 시티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해양수산 분야 대응책을 재빠르게 제시하고 있다. 2018년부터 광양항에 컨테이너 하역부터 이송까지 모든 작업 과정을 자동화한 ‘한국형 스마트 항만’을 시범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부산신항 등에 스마트 항만을 구축하기 위해 광양항을 시험대로 삼아 항만 자동화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산항만공사,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은 ‘클라우드 기반의 항만 BIM(건설정보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 통합 플랫폼 시범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항만 구조물의 BIM 설계 부분 자동화를 구현하고 부산신항 제3부두(2-1단계)에 시범 적용해 항만 시설물의 유지이력 관리와 성능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항만의 선도도시이다. 두 도시 항만에선 설계·시공은 물론 운영·보수 분야까지 BIM을 활용하는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가 스마트 항만 시설 분야에서도 추격자뿐만 아니라 개척자 역할을 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경우 ‘PORT 2030’을 통해 스마트 항만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무인 로봇, 드론을 활용한 항만 시설 점검 기술과 항만 건설 시 조사·계량·설계를 위한 3D 데이터 활용 기술, 항만 시설 유지관리를 위한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가 일본과의 기술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향후 10년간 부산 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가덕신공항 건설, 북항 재개발 사업,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항만 구축사업이 성공해 부산 브랜드의 스마트 기술을 세계로 수출하는 ‘선도도시 부산’이 되기를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