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규모 차량 집회에 도심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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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진중공업 ‘리멤버 희망버스’ 행사(사진)와 보수단체의 차량 시위 등 부산지역 곳곳에서 드라이브스루 집회가 열려 일부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지역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500명을 넘은 가운데 주말동안 부산 곳곳에서 차량 집회가 이어졌다. 주최 측은 비대면 방식이라 참여자의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봤지만 일부 시민들은 교통 정체와 코로나 확산을 우려했다.

‘리멤버 희망버스’ 등 잇단 시위
시민들 “코로나19 감염 불안”

19일 오후 4시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정문 앞. 2시간 전 시작된 ‘리멤버 희망버스’ 집회에 참여한 차량 50여 대가 1개 차로를 따라 수백m 늘어섰다. 이들은 35년 전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당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참여 차량에는 ‘김진숙 복직’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주최인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각지에서 410대의 차량이 영도에 모였다. 사전 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참여 차량은 500대가 넘을 것으로 주최는 추산했다. 민주노총 부산지부 김진숙희망버스기획단 남영란 대변인은 “이번 집회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비대면 방식인 ‘드라이브스루’로 진행했다. 차량에 탄 집회 참여자는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49대 씩 무리를 지어 영도 일대를 순환했다”고 말했다.

이런 차량 집회는 부산 곳곳에서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같은 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과 ‘우리공화당 부산시당’ 주최로 ‘현 정부 퇴진 차량 행진’이 이어졌다. 이 집회에 참여한 70명은 차량 40대를 타고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서구 암남공원, 해운대구 요트경기장 등 부산 주요 지역을 행진했다.

드라이브스루 방식 집회는 참여자 사이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도심 곳곳에 교통난을 빚었다. 경찰은 ‘리멤버 희망버스’ 집회 시간 동안 한진중공업 앞을 포함한 영도 각지에 4개 중대를 투입했다. 경찰 1개 중대는 약 70명이다. 영도 안에 차량 수백 대가 한 번에 몰리면서 교통 정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도의 도로 상황과 집회 참여 차량 수 등을 고려했을 때 일부 교통 정체가 예상돼 관련 인력을 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차량 집회’임에도 시민들은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한진중공업 앞 집회 현장을 지나던 김창민(41·영도구 동삼동) 씨는 “차량 집회라고 해도 특정 장소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걸 봤다. 집회 주최자들도 결국 차에서 내려 뭔가를 하지 않느냐”면서 “최근 코로나 경로 안내 문자가 자주 와서 불안한데, 사람이 몰리는 집회는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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