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도 접종 시작… 미, 백신 전쟁 ‘양수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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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한 병원에서 부인 질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이날 백신 접종 장면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 해소 차원에서 방송과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가운데 미국은 2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모더나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첫 번째 백신인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이하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두 번째 백신 투여가 이루어진 것이다.

화이자 이어 두 번째 백신 공급
세계 최초로 2종류 동시 투여
확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아
바이든 등 지도층 공개 접종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8일 모더나 백신을 세계에서 최초로 승인했고, 미국은 두 종류의 백신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관 종사자와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직원을 상대로 우선 접종된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운송·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과 달리 일반 냉동고 온도인 영하 20도에서 보관할 수 있어 유통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으로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 3500여 곳 더 많은 장소에 배포될 것이라며 “모더나 백신은 도달하기 어려운 더 많은 시골 지역에서도 보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 화이자 백신 200만 회 접종분, 모더나 백신 590만 회 접종분 등 총 790만 회 접종분의 백신을 추가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각 주에 배포된 화이자 백신 물량은 462만 4325회 접종분이고, 이 중 61만 4117회 분량의 백신이 의료진 등에게 실제로 투여됐다.

미국은 모더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의료진에 이어 요양시설로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초고속 작전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스타브 퍼나 육군대장은 브리핑에서 이날 장기 요양시설 1300여 곳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일제히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약국 체인들인 월그린 및 CVS와 협력해 7만여 곳 요양시설의 거주자와 종사자 700만 명에게 백신을 투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백신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모더나 백신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자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파우치 소장과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 등 보건 당국자, 일선 보건 종사자들과 함께 메릴랜드주 NIH에서 백신을 접종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4일 80세 생일을 맞는 파우치 소장은 백신 접종에 대중이 신뢰를 갖도록 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주사를 맞겠다고 밝혀왔다.

이에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 등 미 행정부, 정계의 주요 인사들은 화이자 백신 접종을 마쳤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21일 화이자 백신을 공개 접종받았다.

이 같은 백신 접종에도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CNN방송은 21일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1801만 14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1700만 명을 넘긴 지 불과 나흘 만에 100만 명이 증가했다.

한편 미국 보건당국이 영국 여행 금지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 격인 뉴욕주는 자체적으로 여행 제한 조치에 착수했다. 뉴욕주는 영국 브리티시항공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승객만 뉴욕행 항공편에 태우는 방안에 합의했다면서 델타 및 버진항공에는 영국발 승객에 대한 자발적인 검사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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