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코로나19 부양책 합의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내년에 1000조 원 가까운 규모의 천문학적 자금을 풀기로 했다. 미 의회가 코로나19 부양책을 통과시킨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의회는 8920억 달러(약 987조 2000억 원)에 이르는 ‘슈퍼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이번 부양책은 올해 3월 2조 3000억 달러(약 2535조 원)에 이어 미국 역사상 2번째로 많은 액수다.

1인당 600달러 지급 등 내용
트럼프 대통령 즉각 서명 예고
EU도 경기 부양책 전격 합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가결한 부양책에 곧 서명할 예정이다.

이번 부양책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긴 실업자에게 주당 300달러(약 33만 원)를 현금 지원하는 정책을 비롯해 중소기업 지원, 식료품 지원, 백신 배포, 의료 비용 지원에 6000억 달러(약 660조 원)를 직접 투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국민 한 명당 최고 600달러(약 66만 원)의 생활비도 지급된다. 단, 지난해 소득이 9만 9000달러(약 1억 1000만 원)인 사람은 제외된다. 임대료 지원(250억 달러·약 28조 원), 내년 1월 말까지 퇴거 유예와 같은 세입자 구제 대책도 이번 부양책에 포함됐다. 프리랜서 등 소속된 기관이 없는 이들과 주당국의 실업급여 지원이 끊긴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연장된다. 중소기업에 직원 급여 및 임대료를 대출해주는 급여보호프로그램(PPP)에는 2840억 달러(275조 원)가 투입된다.

코로나19 백신 구입 및 무료 접종을 위한 200억 달러(22조 원) 및 배포를 위한 80억 달러(8조 8000억 원)도 부양책에 포함됐다. 각 주에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20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극장 및 공연계 지원을 위한 150억 달러(16조 원)도 배정됐다. 학교에는 820억 달러를 지원하고, 어린이 보육 지원에는 1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이에 앞서 EU도 내년에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10일 정상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본 경제를 살리기 위해 7500억 유로(약 986조 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과 이와 연계된 1조 740억 유로(약 1412조 원)의 2021∼2027년 EU 장기 예산안에 최종 합의했다. 당초 폴란드와 헝가리가 해당 예산, 기금 지원을 법치주의 존중과 연계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승인 절차에 제동이 걸렸으나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이들 국가가 거부권을 철회하면서 합의가 이루어졌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