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잃은 고통에 세상 등진 소방관 ‘특진·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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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故 정희국 소방위에 추서 구조활동 중 후배 죽음에 충격

고 정희국 소방위의 사물함에 있던 후배 고 강기봉 소방교의 근무복. 울산소방본부 제공

구조 활동 중 동료를 잃고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으로 고통받다 생을 마감한 울산소방본부 고(故) 정희국 소방위에게 특진임용장과 훈장이 추서됐다.

울산 故 정희국 소방위에 추서
구조활동 중 후배 죽음에 충격

울산소방본부는 지난해 8월 당시 41세 나이로 순직한 정희국 소방위의 특별승진 임용식을 22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개최했다.

정 소방위는 2016년 10월 태풍 ‘차바’가 울산을 강타했을 때 후배인 고 강기봉 소방교와 함께 구조활동에 나섰다가 범람한 강물에 빠져 전봇대를 붙들고 버티던 중 급류에 휩쓸렸다. 정 소방위는 약 2.4㎞를 떠내려가다 가까스로 물살에서 탈출했지만, 강 소방교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정 소방위는 가장 아꼈던 후배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3년이나 외상후스트레스로 고통받다 지난해 8월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의 사후 동료들은 정 소방위의 캐비닛에서 유품을 정리하다 3년 전 숨진 강 소방교 근무복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정 소방위는 올해 5월 순직 승인을 받았다. 위험을 무릅쓴 직무 수행 중 입은 재해가 직접적 사망 원인으로 인정된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정 소방위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했고,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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