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보다 더 잘 팔리는 양주, 코로나가 낳은 ‘연말 이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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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대형마트 매장에서 양주를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연말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홈술(집에서 술 마시기)’ 문화의 확산으로 양주가 생필품인 생수보다 더 많이 팔리는가 하면 ‘집콕’ 여파로 밀키트 등 홈파티 관련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들 중심으로 ‘언택트(비접촉)’ 크리스마스 행사, 랜선 송년회 등 비대면 연말연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홈술’ 문화 확산·랜선 송년회 여파
유통업체, 홈 파티 용품 판매 강화
기업들 ‘연말 언택트 행사’ 대세


■마트, 양주 매출액이 생수보다 많아

부산 대형마트에서 기호 식품인 양주가 매출액 기준으로 생필품인 생수보다 많이 팔렸다. 22일 부산지역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1~20일) 양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7% 상승해, 생수 매출액보다 1.5배 많았다. 양주 매출액은 2010년 이후 매년 생수 매출액의 40~50% 수준에 머물러 왔다. 기호 식품인 양주 매출액이 주요 생필품인 생수를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유통가의 반응이다.

양주 매출 증가율은 같은 기간 다른 주류의 매출 증가율보다 2~3배 정도 높았다. 전년 동기보다 맥주는 42%, 소주 39%, 와인 74%, 막걸리 84%, 청주는 48% 증가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홈술(집에서 술 마시기)’ 문화가 확산되고 해외여행 감소로 면세품 구입이 어려워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코로나19 탓에 외부 모임이나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혼술’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주로 대형마트에서 양주를 구매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여행 중단으로 면세점에서 양주를 구입하지 못하자 대형마트 등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홈파티 용품 마케팅 강화

유통업계는 거리 두기 강화에 따라 ‘5인 미만’ 홈파티가 연말연시 트렌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관련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연말 홈파티족을 위해 다양한 먹거리를 출시하고 주류 할인 행사도 시작한다. 대용량 도시락, 딸기나 체리 등의 디저트 과일류는 물론 홈파티에 빠질 수 없는 와인과 맥주에 대한 와인·비어데이 행사도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31일까지 ‘홈파티 밀키트 기획전’을 연다.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밀키트 방식으로, 레스토랑에서 먹는것과 같은 분위기와 맛을 경험할 수 있도록 건강한 식재료 사용과 고급스러운 메뉴 구성이 특징이다.

홈플러스도 집에서 송년회를 즐기려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프로버브(Proverb) 와인 4종’을 선보이며, 장보기 앱 ‘마켓컬리’는 23일까지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아 응모하면 25일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집 앞으로 보내주는 컬리 산타 이벤트를 진행한다.



■ICT업체, 크리스마스 행사 비대면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에도 ‘비대면’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들의 연중 최대 행사에서도 ‘언택트 크리스마스’ ‘집콕의 즐거움’이 대세가 된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대면 연말행사를 대신해 올해 처음으로 IPTV와 유튜브를 활용한 랜선 송년회를 개최했다. 랜선 송년회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송년회를 도와주는 행사대행 업체도 등장했고 구글이나 줌 등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들도 송년회를 화상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부 무료로 제공하고 나섰다.

통신사들도 연중 최대 행사 가운데 하나인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가입자들에게 모바일 음원·영상 구독서비스 콘텐츠에 대한 무상 지원 행사를 펼친다. ‘언택트로 크리스마스를 되찾아주자’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각종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LG헬로비전도 헬로tv에서 연말 맞이 VOD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김종우·김형·황상욱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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