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제·부산상의에 헌신할 인물이 회장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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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 의원들이 바라는 차기 회장

부산상공회의소 의원 다수는 부산경제 회생을 주도하는 차기 상의 회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부산일보DB

“기업 규모가 무슨 상관입니까. 과거처럼 몇몇이 밀어주는 식은 더욱 안됩니다. 이번엔 부산 경제와 부산상공회의소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합니다.”

지난 21일 후보 접수를 시작으로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들어간 부산상의에 지역 상공인들을 비롯한 경제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산일보>는 차기 상의 회장에 어떤 인물이 적합한지에 대해 다수의 부산상의 의원 의견을 물어 싣는다. 이들 의원은 출마 후보 간 조율 과정에서 조율이 되지 않을 경우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아 추천하는 역할을 맡는다.

경제 회복·신산업 육성 목소리
산업 고도화 이끄는 회장 기대
젊은 의원들 “세대교체 필요”
후보 정견 내놓고 경쟁도 해야


상당수 의원이 “차기 상의 회장은 추락하는 부산 경제 회복을 이끌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고, 부산이 약한 신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세대교체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하지만 “‘합의 추대’는 명목일 뿐 일부의 주도로 차기 회장을 낙점하는 식의 회장 선출이 여전히 진행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허용도 현 상의 회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까지 ‘합의 추대’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상공 의원 간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로 미뤄 결국 차기 회장 선출이 치열한 경선으로 결정될 수도 있어 보인다.

부산상의 회장단에 포함된 한 의원은 “회장단에서 나올 수 있는 분은 다 나오라고 좋은 안을 낸 만큼 앞으로 의원들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판교테크노밸리 GRDP(지역내 총생산)가 인천하고 맞먹는다지 않나. 이제 부산 경제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진취적으로 부산의 산업 고도화에 나설 수 있는 회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의원들에게서는 세대교체 목소리가 높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 속하는 A 의원은 “여러 거래나 인연으로 얽힌 부산에서 1세대 ‘어른들’이 여전히 상의를 주도하고 있어 2·3세들은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산 경제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반면 회장 선출이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도 상당했다. 이와 관련, 부산상의는 현 회장단 중심의 추대 절차를 진행하다 일부 기업인들 반발로 결국 법정까지 가는 소동을 겪었다.

해양 분야 기업을 이끄는 B 의원은 “지나친 경쟁은 안 되지만 부산 경제와 상의 발전에 헌신할 사람을 뽑기 위해 필요하다면 경쟁도 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견을 내놓고 토론도 펼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약속해야 한다”면서 “세만 불려서 끼리끼리 옹립하는 식이라면 결국 공적 역할을 등한시할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C 의원의 경우에는 “과거 부산 상의 회장 중에는 명예를 높이 여기고 책임을 다한 사례가 적지 않지만 최근 들어 상의 회장이 높은 예우를 받으면서 책임은 소홀한 경우가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의원은 “‘회사가 크다, 작다’ ‘서울 인맥이 많다, 적다’ 여러 뒷말이 오가지만 상의 설립 취지나 목적에 맞게 회원 기업을 위해 정부나 부산시에 진짜 건의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상의 부흥이나 지역 경제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펴겠다 하는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없다”고 질타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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