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나왔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 판도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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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서병수 의원이 전격 불출마한 데 이어 ‘다크호스’로 꼽혀 온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중앙당 차원에서 후보 검증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후보들 간 합종연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불출마 서병수·경선 참여 박성훈
김종인 위원장과 ‘3각 연대’ 전망
타 후보들 “신경 안 쓴다” 냉담
공천관리위 후보 검증 본격화
후보 간 합종연횡 가능성 솔솔

박 부시장은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부산시장 선거 출마의 뜻과 함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한 뒤 적절한 때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출마선언 시점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부시장직을 사퇴한 뒤 내년 초 출판기념회를 겸한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선거사무실도 물색 중이다.

전날 불출마 선언을 한 서병수 의원은 박 부시장 지지 의사를 간접 시사했다. 그는 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지지할 후보로 △젊고 혁신적인 사람 △경제 마인드 가진 사람 △계파 갈등에서 자유로운 사람 등을 꼽았다. 다분히 박 부시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부산 정가에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김종인(비상대책위원장)-서병수-박성훈 간 ‘3각 연대’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실제로 박 부시장은 최근 김종인 위원장과 서 의원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종인계 일부 초선 의원들도 접촉했다.

그러나 ‘3자 연합’이 부산시장 경선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김종인 위원장의 영향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 YTN·리얼미터 14~18일 여론조사(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울산·경남(PK) 국정 지지도가 34.7%에 불과하고 부정평가가 63.0%를 기록할 정도로 현 집권세력에 대한 민심 이반이 극심한 데도 부울경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28.8%)과 국민의힘(31.1%)이 크게 차이가 없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지지하지 않지만, 김종인 위원장 체제의 국민의힘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게 요즘 부울경의 정서다.

게다가 김 위원장과 가깝거나 그의 ‘지시’에 협조할 부산 국회의원은 많아야 2~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부산 의원들은 이미 박형준·이언주·이진복·유재중 후보 지지로 흩어져 있다. 무엇보다 서 의원의 박 부시장 지지가 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이소프트뱅크·프라임경제의 ‘범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18~19일)에서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부산지역 범야권 지지층의 상당한 지지(33.4%)로 1위를 차지했고, 서 의원의 지지도는 이언주(12.9%) 전 의원에도 뒤지는 12.3%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른바 ‘서병수 조직’의 상당 부분이 다른 후보 캠프에 합류했거나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박 부시장의 출마를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박형준·이언주·이진복 후보는 이날 와의 통화에서 한결같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수는 “앞으로 본인 하기에 달렸다”고 했다. 이진복 전 의원은 “서 의원이 박 부시장을 지지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지금은 조직선거가 아니고 여론선거다”며 “부산 사람들이 박 부시장을 잘 모른다”고 했다.

국민의힘 경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또 있다. 조만간 공천관리위가 구성되고 나면 후보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부산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의 검증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후보 간 합종연횡도 예고돼 있다. 개인적 친분 관계와 정치 성향 등이 반영된 다양한 ‘단일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친김(친김종인)계와 반김계 진영의 세대결이 본격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 후보 진영은 “지금은 김 위원장이 별달리 움직이지 않아 조용히 있지만 부당하게 부산시장 보선 경선에 개입하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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