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볼거리 ‘산타버스’에서 산타가 하차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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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산타버스가 부산에 나타났다. 대진여객 기사 주형민(46) 씨의 버스(사진)도 그중 하나다. 주 씨는 기장군 고촌역과 해운대구청을 오가는 115-1번 산타버스를 지난 17일부터 운행 중이다. 주 씨는 대개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산타버스를 운행한다. 3년째 해 오고 있다.

시내버스 산타풍선 장식 운행
‘법 위반 소지’ 지적에 철거해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운행을 마치면 감동한 승객이 준 사탕, 음료수, 귤이 수북이 쌓였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산타기사님 항상 기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어린 승객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정류장에 도착한 산타버스와 사진만 찍는 시민들이 많았다. 승객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오후 10시 이후 아이와 버스에 타는 시민도 있었다.

그런데 운행 이틀 만에 위기를 맞았다. 부산버스운송여객조합에서 산타버스 지붕에 달린 산타모형풍선 제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길이 3m, 높이 1m 30 크기의 산타 풍선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풍선은 올해 처음 설치한 것이다. 부산버스운송여객조합 관계자는 “산타버스의 취지는 좋지만 지붕에 달린 산타풍선은 차량 규격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주 씨는 결국 운행 사흘째인 지난 19일 산타풍선을 버스에서 제거해야 했다.

시민들은 아쉬워했고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시민 정욱진(32·해운대구) 씨는 “풍선이라 보행자 안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굳이 법을 들이밀어야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 씨는 오는 27일까지 산타풍선을 제거한 채 버스를 운행한다.

한편 부산에는 3개 업체의 산타버스 5대가 운행 중이다. 3대는 주 씨가 소속된 대진여객 소속(115-1, 187, 129-1)이고, 대도운수 권도현(40) 씨의 77번 버스와 남부여객 김이순(64) 씨의 70번 버스가 또 있다. 산타풍선은 주 씨 버스에만 달려 있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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