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트램’ 출발도 안 했는데… 역이름 신경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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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에 들어서는 대한민국 1호 ‘무가선 저상트램(이하 저상트램)’의 역명을 두고 벌써부터 인근 주민들 간 신경전이 뜨겁게 벌어진다.

지난 1일 발행된 이달 ‘부산남구신문’에 올 10월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은 트램 오륙도선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다. 저상트램은 소음과 매연이 없는 친환경 녹색교통 수단이라 남구 주민들이 특히 반기는 사업이다. 그런데 뜻밖에 해당 기사에 대한 항의가 구청으로 쏟아졌다.

구청 소식지에 실린 소개 기사
이웃 아파트 이름 포함되자
“우리 아파트 왜 없나” 불만
구청 “아직 정할 단계 아닌데…”

문제가 된 것은 남구청이 공개한 노선명(경성대∼부경대∼TBN교통방송국∼LG메트로시티∼이기대 입구)이었다. TBN 교통방송국 인근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이 ‘LG메트로시티’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주민 A 씨는 “남구신문에 역명이 TBN교통방송국이라고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며 “우리 아파트가 없을 때라면 몰라도 지금은 TBN교통방송국 대신 아파트 이름을 트램 역명으로 선정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만약 아파트 이름을 역명으로 하지 않는다면 ‘LG메트로시티’ 역명도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해프닝은 남구청이 안내한 ‘경유지’를 ‘역명’으로 오해한 데서 비롯됐다. 남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운영사가 정해지면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서 역명이 확정된다”며 “아직 역명을 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남구청은 저상트램 운영사가 정해지면 현재 부산도시철도를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의 역명심의위원회 규정을 준용해 역명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교통공사 역명 규정에 따르면 ‘특혜 시비 내지 공정성 훼손 논란이 없는 명칭’을 정하도록 한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통상 역명은 널리 알려진 공공시설 이름이나 고적, 사적, 행정동 명으로 짓는다”며 “아직 도시철도 역명으로 아파트 이름이 채택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역명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역세권 기대에 따른 현상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7월부터 저상트램 관련 기본 실시설계 용역 중이며 내년 1월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하반기 착공한다. 그때 운영사도 정해질 전망이다. 박혜랑 기자 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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