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국적선사, 동남아 항로 ‘한국형 해운동맹’ 첫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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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K-얼라이언스 구성을 위한 기본합의서 체결식’에 참석해 합의서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해수부 제공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동남아 항로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5개 국내 해운선사가 ‘한국형 해운동맹’을 결성해 대응에 나선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국적선사만으로 구성된 해운동맹을 맺는 최초의 시도여서 주목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3일 SM상선, HMM(현대상선의 새 이름), 장금상선, 팬오션, 흥아라인 등 5개 국적 정기선사가 참여하는 한국형 해운동맹(이하 K-얼라이언스)을 구성하기 위한 선사 간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M상선·장금상선·흥아라인 등
경쟁력 강화 위해 기본합의서 체결
과당경쟁 해소, 비용 절감 효과 커
나머지 6개 선사는 부분 참여 가능

이번 체결식은 동남아지역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가 제안한 얼라이언스 구성 방안에 한국해운연합(KSP) 소속 국적선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면서 성사됐다.

K-얼라이언스 구성은 KSP가 추진한 2017∼2018년의 항로 구조조정과 지난해 12월 장금상선-흥아해운 컨테이너 부문 통합 이후 3번째 선사 간 협력 프로젝트다.

특히 이번 K-얼라이언스에는 동남아 항로를 운항 중인 11개 국적선사 중 1차적으로 5개 선사가 우선 참여하는데, 국적선사만으로 구성된 해운동맹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수부는 의미를 부여했다.

나머지 6개 선사는 K-얼라이언스 출범 이후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어 공동운항 등에 부분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또 정회원 참여를 원할 경우 기존 회원사들과 협의해 가입할 수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발 동남아 항로 정기선 시장에서 국내외 선사들이 보유한 선복량은 약 48만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이 중 국내 선사들은 40%에 해당하는 약 19만TEU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의 공격적 투자 확대로 점차 시장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K-얼라이언스를 구성하게 되면 선사 간 협력체계가 더 굳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복된 운항 일정을 조정해 과당경쟁이 해소되고, 신규항로 개설로 운항노선도 확대될 전망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 공유로 운송 횟수가 늘어 서비스 질이 향상되고, 영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효율·저비용 신조선박 공동발주, 터미널·야적장 등 해운항만 시설 공동 계약, 컨테이너 장비 공동 사용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운용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양항로를 운항하는 HMM, SM상선과 아시아 역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금상선과 팬오션, 흥아라인이 동맹을 맺게 됨에 따라 아시아 역내 화물을 집하해 미주지역과 유럽지역 등으로 운송하고, 원양항로 화물을 환적해 아시아 역내에 분산 운송하는 협력 체계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해수부와 해양진흥공사는 K-얼라이언스의 조기 안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규 선박 확보와 컨테이너 조달 자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선박 발주 때는 자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서에 참여한 5개 국적선사는 앞으로 K-얼라이언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이르면 내년 2분기(4~6월) 공식 가동(출범)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2018년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정부는 한진해운 파산으로 붕괴한 해운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는 우리 연근해 국적선사들도 K-얼라이언스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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