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부산… 출생률 ‘전국 최하위’ 1인당 GRDP ‘꼴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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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등 부산의 각종 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 녹산공단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의 도시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총생산과 개인소득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다른 시·도에 비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특히 출생아수와 혼인건수 감소가 예전보다 더욱 가속화되는 데다 타 시·도 인구유출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이 같은 지표들이 미래에 개선될 가능성도 희미해지는 형국이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수도권 초집중화를 막는 종합적인 대책이 아니고는 이러한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GRDP, 전국 평균 73% 불과
총소득·개인소득도 하위권
조혼인율, 서울 절반 수준
사망률은 7대 특광역시 중 1위

“일자리 창출·서울 집중화 차단
종합 대책 없인 탈출구 없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 꼴찌서 두 번째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9년 지역소득’에 따르면 부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741만 원으로, 전국 평균(3721만 원)에 크게 못 미치면서 꼴찌에서 2등을 기록했다. 울산은 6535만 원으로 압도적 1위였고 경남은 3369만 원이었다. 지역내총생산이란 해당 시·도 내에서 정부·기업·개인의 생산을 합친 것이다.

이와 함께 1인당 지역총소득은 부산이 2939만 원으로 이 역시 전국평균(3753만 원)에 크게 못 미치며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지역총생산과 지역총소득은 비슷한 개념인데 지역총소득은 외국인들의 생산량 등을 제외한 것이다.

이와 함께 1인당 개인소득(개인이 쓸 수 있는 소득)은 부산이 1968만 원으로 7대 특광역시 중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서울이 2344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울산(2255만 원)이 뒤를 이었다. 1인당 개인소득이란 총소득 중에서 실제로 개인이 가져가 쓸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2015년의 경우만 해도 1인당 개인소득은 부산이 울산 서울 다음으로 3위를 기록했는데 이제는 경기 광주 대전 등에 모두 밀렸다.



■결혼 안 하고 아이 안 낳고

이런 가운데 인구문제는 갈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올 들어 1월부터 10월까지 부산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전국에서 가장 낮고 조혼인율 역시 전국 최하위였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부산은 올해 1~10월에 모두 1만 3059명의 신생아가 태어나 지난해 동기보다 출생아가 1429명이 줄었다. 특히 10월의 조출생률은 4.2로, 지난해(5.0)보다 뚝 떨어졌고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또 올해 1~10월 혼인건수는 9914건으로, 지난해보다 1235건이 줄었다. 특히 10월에는 혼인건수가 838건에 불과했는데 조혼인율은 2.9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낮았다. 서울만 해도 조혼인율이 4.4인 것을 보면 부산이 얼마나 결혼을 안 하는 도시인지 알 수 있다.

반면 부산에서 1~10월 사망자 수는 1만 9091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8명이 늘어났다. 10월의 조사망률은 6.9로 7대 특광역시 중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이 다른 도시보다 고령화 정도가 특히 심해 조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는 11월에만 1334명이 다른 시·도로 순이동해 인구유출은 계속 이어졌다. 순이동은 총전입자에서 총전출자를 뺀 수치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월부터 11월까지 1만 1709명의 부산 인구가 타 시·도로 순유출됐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용역보고서에는 “현실적으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들을 대상으로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는 가처분 소득, 소비지출, 총자산액은 매우 높고 고학력을 바탕으로 노동시장에서 오래 종사할 가능성이 커 지방도시에서 전략적으로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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