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의 위험에서 안전한 도량으로…’ 금정산 미륵사에 비상 소방시설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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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산 미륵사에 설치된 호스릴 비상소화장치. (사)범시민금정산보존회 제공

부산 금정산 전통사찰인 미륵사에 화재 진화를 위한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됐다.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부산 전통사찰에 비상소방장치를 설치한 첫 사례다. 화재 초동 대처가 쉽지 않은 부산의 다른 전통사찰에도 소화장치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금정산 미륵사에 ‘호스릴 비상소화장치함’을 설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부산시 산림생태과에서 예산 1200만 원을 투입했고,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소화장치 설치와 향후 관리를 맡았다.

시·소방본부 ‘호스릴 장치함’
전통사찰 중 1호 비상 시설

미륵사는 부산시와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부산 전통사찰 중 비상소화장치를 처음으로 설치한 곳이다. 조계종 범어사 말사인 미륵사는 금정산 북문에서 도보로 20여 분 거리에 있다. 올 4월 미륵사 일대에 산불이 발생했는데 초동 대처가 어려워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산시 산림생태과 안주현 주무관은 “사찰에서 시작된 불이 대형 화재로 이어지거나 산불이 사찰로 번지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비상소화장치 도입을 시작했다”며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초동 대처에 나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산시 조사 결과 부산 전통사찰 34곳 중 5곳은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륵사 이전에는 5곳 중 1곳만 호스방식 비상소화장치를 갖춘 상황이었다. 소방차량 진입이 가능한 전통사찰을 포함해도 옥외소화전, 호스릴·호스방식 비상소화장치 중 하나 이상 설치된 곳은 34곳 중 10곳에 불과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예방지도계 서원오 주임은 “소화기와 같은 기본적인 소방 시설을 갖춘 곳은 많지만, 정작 효과가 큰 장치는 법적으로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라 화재 예방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미륵사 비상소화장치 설치에 환영의 뜻을 보이는 동시에 관련 시설 확대를 촉구했다. (사)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생태부회장은 “산불에 취약한 전통사찰을 시작으로 비상소화장치 설치를 전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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