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침대, 무궁무진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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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위의 세계사/브라이언 페이건·나디아 더러니

셰익스피어 시대에는 이곳이 유쾌한 사교의 장이었다. 윈스턴 처칠은 2차 세계대전 동안 이곳에서 영국군을 지휘했다. 이곳은 바로 ‘침대’다. 침대는 잠뿐만 아니라 섹스, 죽음, 출산과 분만, 정치 무대, 사교의 장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생애의 3분의 1을 보내는 침대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 절대적 시간의 할애에도 불구하고 침대는 비밀에 싸여 있다.

<침대 위의 세계사>는 침대를 가리고 있던 장막을 확 잡아당긴다. 침대가 수면과 섹스 외에 다른 용도가 있었다는 것을 상상하기 쉽지 않은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다. 인류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그 역할이 달라져 온 침대. 그 속에서 펼쳐졌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 침대는 오늘날과 같은 사적인 공간도, 숙면을 위한 공간만도 아니었다. 가족과 친구는 물론이고, 심지어 낯선 여행자들과 함께 자는 침대 공유가 한때 일상적인 일이었다면 믿겠는가. 침대는 예술가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제공했다. 한때는 왕실과 귀족들의 상징이기도 했다.

좀처럼 탐구되지 않던 장소이자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는 가구 중 하나를 유쾌하게 폭로한다. 참신한 주제에 쉽게 읽히는 간결한 문체와 빠른 스토리 전개도 돋보인다. 브라이언 페이건·나디아 더러니 지음/안희정 옮김/올댓북스/344쪽/1만 8000원. 정달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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