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식은 부산 자사고·특목고… 신입생 정원 미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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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이 미달된 부산 해운대고등학교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유일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해운대고가 법원 판결에 따라 자사고 지위를 유지(부산일보 12월 21일 자 8면 보도) 하게 됐지만, 내년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부산 지역 외국어고(외고)와 국제고 역시 지난해에 견줘 경쟁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정부의 자사고·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이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3일 마감된 부산의 자사고 1곳, 외고 2곳, 국제고 1곳의 총 정원 790명 중 831명이 지원해 전체 경쟁률이 1.05 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1.24 대 1보다 낮아진 수치이고, 일부 학교는 모집 정원에 미달되기도 했다.

총 정원 790명 중 831명 지원
전체 경쟁률 1.05 대 1로 나타나
해운대고 42·부일외고 39명 미달
국제고 경쟁률 지난해보다 낮아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을 합해 모집 정원이 180명이지만, 지원 인원은 138명에 불과했다. 부일외고는 일반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을 합해 200명을 선발할 계획이었지만, 161명만 지원했다. 부일외고 미달은 지난해 경쟁률 1.25 대 1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정원 미달 학교는 내년 1월 18일부터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

부산국제고는 일반전형·사회통합전형 모집 정원 160명에 222명이 지원해 1.3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난해 1.99 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부산외고는 일반전형·사회통합전형 250명 모집 정원에 310명이 몰려 1.2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역시 지난해 1.35 대 1보다 떨어졌다. 이들 학교의 최종 합격자 발표 날짜는 내년 1월 4일이다.

이처럼 자사고·특목고의 인기가 시들해진 주된 이유로 교육 당국의 방침이 꼽히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해당 학교가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지원자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부산의 지속적인 학령 인구 감소와 함께 2024년 학년도 대입부터 정규교육과정 이외 비교과 활동 반영이 축소되며 자기소개서가 폐지된다는 점도 지원자 감소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산교육청 권혁제 중등교육과장은 “자사고·특목고는 학내 동아리에서 전공 관련 활동을 풍성하게 진행하므로 비교과 영역에서 두드러진 강세를 보인다”며 “그런데 2024년도 대입부터 비교과 영역 반영이 축소되면서 이들 학교의 강점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이어 “이로 인해 자사고·특목고 학생들이 화려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 신입생 모집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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