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다 기자의 부산읽기] ‘동백상회’와 부산 기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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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다 다이 서일본신문 기자

“이거야,이거!” 지난번 부산역 앞에 생긴 ‘동백상회’에 갔을 때 무릎을 쳤다. 가게 안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소주 대선의 잔이나 병따개 등 예쁘고 멋진 기념품이 죽 늘어서 있었다.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는 반드시 보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못 보는 것이 바로 거기 있었다.

내 취미는 여행이다. 지역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건물이나 장소를 찾거나 향토 요리를 먹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즐거운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을 때 갖고 싶은 것은 바로 그 지역의 역사가 담기거나 그 지역이 오롯이 담긴 기념품이다. 일본에서는 지역마다 이러한 기념품이 많이 있고, 여행할 때 볼거리가 되고,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그런 기념품이 많지 않다. 서울에 가도 전라도에 가도 비슷한 기념품만 있다.

이 차이는 양국의 역사적인 배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오래 동안 수많은 지방정권이 각 지방을 통치했다. 그러다 보니 각 지역 지배자들은 ‘자신의 나라’를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부유하게 만들기 위해 특산물 개발에 매달렸다. 그 결과 전국에 다양한 특산품이 생긴 것 같다.

반면 한국은 오랫동안 중앙집권 국가였다. 그래서인지 각 지역이 스스로 특산물을 개발하려는 동기가 강하지 않았던 같다. 물론 한국에도 특산물이 많이 있지만 지역 특성을 활용한 기념품이 덜 발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본과 비교해 전통공예품 같은 것들이 적다고 느낀다.

지역 기념품이 많이 생기면 관광 산업 진흥에 큰 도움이 된다. 관광 하면 주로 호텔과 음식 업계에 이익이 집중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기념품 시장이 확대되면 관광으로 벌 수 있는 돈은 더 증가한다.

일본에서는 여행객이 흔히 기념품을 산다. 일본 관광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의 관광 소비 금액 중 기념품을 포함한 쇼핑으로 쓰는 금액은 50여 조 원이자 관광 소비 전체의 17%를 차지한다.

하지만 기념품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다 좋다”는 뜻은 아니다. 역시 지역의 역사가 느껴지거나 그곳에만 있는 특징을 담은 상품이어야 관광객의 지갑을 열 수 있다. 전통공예품 같은 것은 오늘 내일 안에 만들 수 없다. 결국은 아트와 디자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동백상회에서는 이를 활용한 상품이 많아서 훌륭하다. 그러나 더 세련되게 만들 수 있다고 느낀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를 연구하고 해외 여행객도 선호하는 기념품 개발을 추진해 코로나19가 진정될 때에는 부산이 더욱더 매력적인 관광 도시가 되길 바란다. dai.kaneda@nishinippon-np.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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