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연습장, 1곳 생길 때 8곳 ‘코로나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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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산 업종별 인허가데이터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산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은 노래연습장과 PC방인 것으로 드러났다.

숙박업소, 여행사 등 대면 영업이 필수적인 업종도 새로 문을 연 곳보다 폐업한 곳이 훨씬 많았다. 내년에 폐업률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영업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PC방도 문 닫는 데가 갑절
숙박·여행업·요식업 ‘휘청’
“내년 폐업률 더 가팔라질 것”
관련 협회, 금전 지원책 촉구

27일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8일까지 부산 주요 업종 중 개업 대비 폐업률이 가장 높은 곳은 ‘노래연습장업’이었다. 올해 부산에서 폐업 신고한 노래연습장은 138곳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새로 인허가받은 사업장은 17곳에 불과해 개업 대비 폐업률은 813%에 달했다. 노래연습장 1곳이 새로 생길 때 8곳이 문을 닫았다는 뜻이다.

이는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73%), 국내여행업·국외여행업·일반여행업(107%), 숙박업(172%),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205%)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전체 영업장 수 대비 폐업률도 급증했다. 부산에서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노래연습장은 2018년 1994곳에서 올해 1756곳으로 줄었다. 그 사이 폐업 신고 사업장 수는 111곳에서 138곳으로 늘었다. 2018년 폐업률은 5.3%였지만 올해 7.3%로 늘어난 것이다.

부산시노래연습장업협회에 따르면 대부분 노래연습장 업주는 신용보증기금에서 소상공인 대출을 받는다. 적게는 5000만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업주가 폐업하면 이 대출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그래서 폐업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아직 폐업을 하지 않은 곳 중에서도 한계상태인 곳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시노래연습장업협회 신용구 회장은 “코로나로 영업에 타격을 받은 지 반년 넘게 지나면서 노래연습장업 종사자들은 영업도, 폐업도 못 한 채 눈물만 흘리고 있다”면서 “버티다 버티다 폐업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그럴 돈이 어디 있겠는가. 그야말로 피가 바짝바짝 마르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PC방도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갑절 넘게 많았다. 올해 부산에서는 64곳의 PC방(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제공업)이 개업했지만 같은 기간 131곳이 폐업했다. 1곳이 문을 열면 2곳 넘게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다. 폐업률 상승도 눈에 띈다. 2018년 부산 PC방업 폐업률은 8.3%였지만 지난해 9.5%로 늘더니, 올해 13.5%까지 치솟았다.

대면 영업을 해야 하는 숙박업·여행업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부산에서 폐업한 일반여행업·국내여행업·해외여행업 사업장 수는 97곳으로 개업(91곳)보다 많았다. 2018년과 지난해 모두 개업이 많았지만 올해는 뒤집혔다. 숙박업도 올해 46곳이 개업하고 79곳이 문을 닫았다.

단순 폐업률만 보면 부산에서 PC방업(13.5%)이 가장 높았고 노래연습장업(7.3%),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6.9%), 국내여행업·해외여행업·일반여행업(6%), 숙박업(3.9%)이 뒤를 이었다. 이 수치를 통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PC방과 노래연습장의 타격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크자 정부의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익을 위해 방역지침에 따르다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응당 보전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인중 부산시지회장은 “내년에도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고 자영업자들에게 적절한 손실 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폐업률 증가세는 점점 가팔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 지회장은 “현재 자영업자들은 영업 제한 등으로 매출이 70~80% 떨어졌음에도 임차료, 인건비를 계속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금전적인 지원이 자영업자의 피부에 기장 와닿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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