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쓸쓸한 요즘, 추억의 영화 즐기기 딱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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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것은 가고 새로운 것이 오는 연말과 새해는 추억 속의 명작을 음미하기 좋은 시기다. 매년 연말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래된 극장’ 기획전에서 명작을 만나볼 수 있다.

2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12번째 ‘오래된 극장’ 기획전이 열린다. 2008년 수영만 시네마테크부산 시절부터 지금까지 매년 연말과 새해에 걸쳐 열리는 명작 모음전이다.

영화의전당 ‘오래된 극장’
내달 21일까지 20편 상영

올해는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명작 20편을 만나 볼 수 있다. 먼저 ‘젊은 윌리엄 와일러’ 섹션에서는 할리우드 고전 영화 전성기를 이끈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초기작 6편을 소개한다. 와일러 감독은 ‘로마의 휴일’(1953) ‘벤허’(1959)로 이름을 날렸으며 희곡이나 소설을 영화화하는 데 능한 감독이었다.


중년 부부의 위기를 다룬 심리 드라마 ‘공작부인’(1936)부터 세 젊은이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 ‘이 세 사람’(1936), 전형적인 여성상을 거부한 한 여성의 갈등과 희생을 다룬 ‘제저벨’(1938), 서머싯 몸의 희곡을 각색한 ‘편지’(1940), 인간의 탐욕을 그린 ‘작은 여우들’(1941), 전쟁에서 돌아온 세 참전 용사의 이야기이자 1947년 아카데미 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한 ‘우리 생애 최고의 해’(1946)를 만나 볼 수 있다.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는 “특히 ‘우리 생애 최고의 해’는 앙드래 바쟁, 스티븐 스필버그, 장 뤽 고다르가 극찬한 작품”이라며 “이번 기획전에서 소개하는 와일러 감독의 여섯 작품은 할리우드 클래식의 진정한 기품과 조화미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갇힌 여인’ 섹션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감금된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 6편을 소개한다.

부유한 남편과 결혼했지만, 사별한 전 부인의 그림자가 깃든 저택에 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레베카’(1940), 배우 잉그리드 버그먼의 역작이자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의 시초가 된 조지 큐커 감독의 ‘가스등’(1944), 집착과 강박을 다룬 막스 오퓔스 감독의 ‘포획’(1949),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블루 벨벳’(1986), 여성 감독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언 감독의 ‘피아노’(1993)(뉴질랜드로 이주한 젊은 미혼모 이야기), 샹탈 아커만 감독이 그린 강박적 사랑과 집착에 관한 ‘갇힌 여인’(2000)이다.

마지막으로 시인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시적 영화 세계를 다룬 ‘영화가 사랑한 시인들’ 섹션을 선보인다.

장 콕토 감독의 ‘오르페’(1950), 오펜바흐의 오페라를 각색한 이야기로 시인 호프만이 주인공인 ‘호프만의 이야기’(1951), 데이비드 린 감독의 대작 ‘닥터 지바고’(1965), 아르메니아 음유 시인 사야트 노바의 삶을 한 편의 시처럼 그린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감독의 ‘석류의 빛깔’(1969), 실존 인물인 파블로 네루다 시인을 소재로 한 가상의 우편부 이야기 ‘일 포스티노’(1994),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로 열연한 ‘토탈 이클립스’(1995), 프랑스 68혁명 이후를 살아가는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 루이 가렐 감독의 ‘평범한 연인들’(2005), 짐 자무시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애덤 드라이버가 시인이자 버스 운전사로 완벽히 변신한 ‘패터슨’(2016)까지 8편이다.

매주 월요일은 상영하지 않고,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영화해설도 준비돼 있다. 관람료 일반 7000원, 청소년·경로 5000원. 문의 051-780-6080.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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