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2020 부산 스포츠 “내년엔 쫌 잘하자”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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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정규시즌 7위
프로축구 아이파크 2부 강등

지난 10월 28일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패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모습. 오른쪽은 지난 9월 27일 강원 FC전에서 두 번째 실점한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위쪽은 지난 2월 21일 202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유승민 조직위 공동위원장. 아래쪽은 2020부산바다마라톤 언택트 레이스에 참가한 박종인 씨가 어플을 보여주는 장면. 연합뉴스·부산일보DB 지난 10월 28일 NC 다이노스 경기에서 패한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모습. 오른쪽은 지난 9월 27일 강원 FC전에서 두 번째 실점한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위쪽은 지난 2월 21일 202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유승민 조직위 공동위원장. 아래쪽은 2020부산바다마라톤 언택트 레이스에 참가한 박종인 씨가 어플을 보여주는 장면. 연합뉴스·부산일보DB

환호·열기·감동 대신 낙담·냉기·절망이 경기장을 차지했다. 전 지구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부산지역 스포츠계도 된서리를 맞았다. 경기 일정 단축과 관중 축소 앞에서 프로·아마 가릴 것 없이 막막해했다. 특히 부산 연구 야구와 축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의 성적 부진을 바라보는 팬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코로나 백신만큼이나 스포츠계도 ‘희망 백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산 스포츠도 ‘코로나 한파’

일정 단축·관중 축소에 막막

프로 스포츠 성적 동반 추락

롯데, 뒷심 부족에 7위 마감

아이파크, 1년 만에 다시 강등

생활체육 참여율 격감 ‘직격탄’

바다마라톤 ‘비대면’ 활로 찾아


■‘강등 수모’ 부산 아이파크

5년 만에 K1리그에 복귀한 부산 아이파크가 K2 리그로 1년 만에 다시 강등됐다. 부산은 10월 31일 K리그1 최종전에서 성남 FC에 1-2로 역전패했다. 비기기만 해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올 시즌 한때 6위까지 올랐던 부산의 성적은 5승 10무 12패로 꼴찌.

강등의 가장 큰 원인은 ‘득점 실종’.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가장 많은 73골을 넣어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 축구’의 대명사로 불렸다. 올해는 27경기에서 겨우 25골만 기록해 득점 부문 9위에 그쳤다. 수비력도 좋지 않아 실점(38점)은 12팀 중 네 번째로 많았다.

부산은 내년 시즌에 ‘승격 전쟁’을 다시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 감독도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도 페레즈로 바꿨다. 축구 감독과 축구 행정을 경험했던 광주 FC의 기영옥 단장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하지만 기 대표가 광주 FC 시절의 회계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팀 쇄신과 전진’의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이런 역경을 딛고 ‘페레즈 체제’가 어떤 축구를 구사할지,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절반의 성공’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해와 같은 꼴찌는 피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 체제로 새롭게 2020시즌을 맞은 롯데는 개막 5연승을 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가장 빛났다.

그러나 뒷심이 부족했다. 시즌 막판까지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강 경쟁을 했지만 71승 1무 72패, 승률 50%를 넘기지 못하며 리그 7위로 마무리했다.

시즌 도중 터져 나온 성 단장과 허 감독의 불협화음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옆 동네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더욱 씁쓸해졌다. 롯데는 지금 여느 때보다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화려함 대신 내실을 택한 것이다. 2021시즌 조용하지만 더욱 단단해진 ‘거인’의 변신을 기대해본다.


■희비 엇갈린 부산 남녀 농구

부산 남녀 프로농구팀 KT 소닉붐과 BNK 썸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인다. KT는 시즌 초반 7연패 부진을 털어내고 승승장구다. 꼴찌에서 7연승 롤러코스터를 타더니 30일 현재 13승 11패, 리그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지금 경기력과 상승세는 리그 상위권을 노릴 만하다.

반면 BNK는 4승 13패로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매 경기 힘에 부친 모습이다. 올 시즌 최다인 9연패를 기록하며 경험이 부족한 신생 팀의 한계도 드러난다. 경기를 잘 풀어나가도 상대팀이 거세게 반격하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영주 감독 역시 연습 때 실력 발휘가 되지 않는다며 늘 안타까워 한다. 양 팀의 희비는 ‘정신력’에서 갈렸다. BNK 역시 KT가 7연패를 빠져나올 때의 정신력과 기세를 가질 수 있다면 놀라운 전화위복을 기대할 수 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취소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취소

■결국 무산된 부산세계탁구선수권

한국 탁구 역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대회인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지난 21일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집행위원회와 6개 대륙연맹 회장단 회의에서 최종 취소로 결정했다. 코로나 재확산 시기에 선수, 임원 등 1000여 명이 모이는 국제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다. 애초 대회는 올 3월 22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다 6월과 9월, 내년 2월로 세 번이나 연기됐다. 그 과정에서 대회 규모도 72개국에서 32개국으로 쪼그라들었다. 유승민 대회 조직위원장은 “정부와 부산시와 협의해 향후 대회를 다시 유치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100년 한국 탁구 역사를 부산에서 쓰는 건 유승민뿐만 아니라 부산 스포츠계의 염원으로 바뀌었다.


초유의 비대면 마라톤 대회 초유의 비대면 마라톤 대회

■생활체육 ‘꽁꽁’…비대면 마라톤 눈길

코로나19로 생활 체육은 실내외 구분 없이 멈췄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의 ‘2020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올해 생활 체육 참여율은 60.1%로 2019년 66.6% 대비 6.5%포인트 줄었다. 2017년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생활 체육 참여율은 매해 전년 대비 3%P 이상 증가세였다.

전반적으로 실외종목보다 실내종목 참여율이 감소했다. 전년 대비 감소 폭은 △보디빌딩 2.9%P △요가·필라테스·태보 1.1%P △수영 2.8%P 순이었다.

특히 생활 체육시설이 전면 폐쇄되면서 종목마다 비대면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했다. 이런 의미에서 ‘비대면 레이스’로 열린 부산바다마라톤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 대회는 지난 11월 2~8일 일주일간 진행됐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달리기 앱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다. 마라토너들은 달리기 일정과 구간을 자유롭게 설계해 참가했다. 비대면이 스포츠계에서 유행을 넘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 스포츠계가 전례없이 혹독한 시절을 견디고 있지만, 팬들이 스포츠계에 가지는 기대는 한결 같다.

부산 아이파크 서포터즈인 ‘POP(Pride of Pusan)’의 박제우 대외협력팀장은 “코로나19로 모든 스포츠가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리가 응원하는 팀이 어떤 성적을 보이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팬으로서 끝까지 남아 사랑을 쏟을 것이다. 무엇보다 ‘좋은 팀’을 꾸려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대식·박지훈 기자 pro@busan.com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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