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의 월드 컷] 새해 소망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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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팀장

미국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섹스 앤 더 시티’나 ‘가십걸’ 등 미국 드라마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며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 바로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뉴욕의 심장부 ‘타임스스퀘어’다.

뉴욕 맨해튼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47번가까지 포괄하는 타임스스퀘어는 1903년 뉴욕타임스가 이곳으로 이전해오면서 현재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70~1980년대 우범지대로 전락했지만 1990년대 들어 대대적인 재개발 작업을 벌이면서 오늘날의 힙한 장소로 변모했다.

타임스스퀘어는 특히 100년 넘는 전통의 새해 전야제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대형 크리스탈 공을 천천히 떨어뜨리면서 새해를 향해 카운트다운을 하는 ‘볼드롭’ 행사를 즐기기 위해 매년 12월 31일 밤이면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려들어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새해를 맞이한다.

이에 앞서 매년 12월 28일에는 ‘굿 리던스 데이(안 좋은 기억이 담긴 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소망을 채우는 날)’가 펼쳐진다. 2008년 처음 시작된 뉴욕주 비공식 연례 행사로, 관광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안 좋은 기억을 날려버리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올해 연말 타임스스퀘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1943년을 제외하고는 취소된 적이 없는 볼드롭 행사는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에 앞서 굿 리던스 데이 역시 일부 행사는 비대면으로 공개됐다. 시끌벅적했던 예년과 달리 다소 차분하게 행사가 이어진 것은 전세계로 퍼진 코로나19 때문이다. 1년 내내 이어진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탓일까. 이날 행사 일환으로 마련된 소원의 벽을 빼곡하게 채운 사람들의 메시지 중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사진)이 단연코 눈에 띈다. 코로나19 종식은 만국 공통의 염원일 것이다.

2021년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평화가 올까. 백신이 개발됐다 하더라도 현실은 암울하지만, 종식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 본다. 2021년까지 ‘순삭(순간 삭제)’되기를 원치 않는다. onlypen@busan.com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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