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합작 골 신기록” 이제 전설이 되어 가는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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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찰떡 궁합‘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가 2일(한국시간)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전에서 합작해 골을 넣은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아일랜드 외 선수로는 첫 100호 골” “토트넘 역사상 18번째 ‘100골 클럽’ 선수” “손흥민은 토트넘에 불꽃 같은 존재”.

손흥민의 대기록에 영국 현지 언론들이 보낸 찬사이다. 이제 그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해리 케인과 함께 단일 시즌·통산 합작 골 기록 깨기에 나선다.

‘토트넘 100호 골’ 도움도 케인
‘손-케인 환상 궁합’ 기록 도전
단일 시즌 13골 합작 ‘타이’
통산 합작 골 기록엔 3골 차
시즌 중 기록 경신 ‘시간 문제’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17라운드에서 ‘100호 골’이란 기념비를 세웠다. 2015년 8월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253경기 만이다.

이날 토트넘은 승점 3점이 필요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14일 크리스털 팰리스전부터 2무 2패로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의 대명사 리즈가 이를 그냥 둘 리 없었다. ‘축구 광인’ 리즈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수비수를 빠르게 공격수로 전환하는 토털 사커로 맞섰다.

토트넘은 리즈 수비수들의 잦은 패스 실수와 2~3선 사이 느슨한 수비 공간을 활용해 전반 내내 공세를 펼쳤다. 결국 전반 27분 해리 케인이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1-0으로 토트넘이 앞서갔다.

손흥민은 전반 43분 리즈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케인이 넘겨준 침투 패스를 곧바로 방향만 바꾸어 골망을 갈랐다. 리즈의 수문장 일랑 메슬리에르가 몸을 날렸지만, 손흥민에게 100호 골을 선사한 골키퍼로 기록됐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이 상황을 “케인의 패스는 아름다웠고 손흥민의 마무리는 자신에 차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 골로 ‘손흥민-케인’ 듀오는 올 시즌 13골을 만들었다. 1994-1995시즌 블랙번 로버스에서 앨런 시어러-크리스 서턴이 만든 기록과 같다. ‘손-케’ 단짝은 현재까지 통산 33골을 빚었다. EPL 역대 최다 합작 골(36골)인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에 3골 차로 다가섰다.

현재 토트넘은 17경기를 소화했고 남은 경기는 20여 개이다. 이를 고려하면 ‘손-케’ 조합이 단일 시즌 합작 골·리그 통산 합작 골 기록을 경신해 EPL 역사를 다시 쓰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여기에 케인의 기량도 최근에 빛을 발하고 있다. 이날 케인은 손흥민의 골을 도와 리그 10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서 최초로 10-10클럽에 가입했다. 16경기 만에 클럽 등록이라는 역대 최단 시간 가입 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100호 골과 함께 올 시즌 EPL 12호 골을 기록, 득점 순위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선두는 무함마드 살라흐(13골·리버풀)이다.

‘손-케’ 조의 활약으로 3-0으로 이긴 토트넘은 최근 리그 4경기 무승(2무 2패)의 부진을 씻어내고 7위에서 3위(승점 29·8승 5무 3패)로 껑충 뛰어올랐다.

경기 뒤 손흥민은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8을 줬다. 풋볼 런던도 팀에서 가장 높은 9점을 부여했다. 팬들이 투표로 뽑는 ‘킹 오브 더 매치(KOM)’에도 이름을 올렸다. 득표율 62.4%로 2위 케인(33.0%)보다 2배로 높았다.

손흥민은 경기 데이터 면에서도 최고였다. 스프린트는 17번으로 가장 많았다. 순간 속도는 시속 32.1km로 양 팀 선수 중 제일 빨랐다. 킬 패스 4개, 슈팅 2개 등 공격뿐만 아니라 태클 3회 등 수비에도 가담했다.

손흥민은 “오늘 득점이 토트넘 100호 골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래 기다려 왔다”며 “혼자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기록이다.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바탕으로 이렇게 멋진 기록을 달성해 정말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단짝 케인에 대해 “내가 케인의 골을 어시스트하지는 못했으나, 케인은 나를 찾아냈다. 케인이 공을 잡고 돌아섰을 때 그는 내가 그 자리에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완벽한 패스를 줬다”며 “(손-케 비결에 대해)가끔은 텔레파시로 골을 넣는다”고 말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기록을 세워 매우 기쁘다. 이제 사람들이 손흥민이 어떤 선수인지 알게 된 것도 기쁘다”고 칭찬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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